나파 밸리 와인 투어 (1) Schramsberg-Davies

이번 나파 밸리 와인여행은 주제를 ‘스파클링 와인’으로 잡았다. 개인적으로 요즘 샴페인과 스파클링 와인에 꽂혀 거의 매일 일부러 축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탓이기도 하고, 나파 밸리에서 꽤 괜찮은 스파클링 와인이 나오는 것을 알리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파 밸리는 원래 카버네 소비뇽 같은 레드 와인이 잘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내륙 지방인데다 뜨거운 태양의 일조량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 나파 밸리에서 스파클링 와인으로 유명한 와이너리가 몇 군데 있는데 슈람스버그, 도멘 샹동, 멈 나파 등이 그들이다. 
 

스파클링 와인은 서늘한 지역에서 잘되는 샤도네, 피노 누아, 피노 뫼니에를 주품종으로 만들기 때문에 나파 밸리에서 좋은 스파클링 와인이 나온다는 사실은 조금 의외일 수가 있다. 하지만 이들은 나파 남쪽에 위치한 서늘한 카네로스(Carneros)와 바닷바람을 머금은 소노마, 멘도시노 지역에서 재배한 포도를 사들여 우수한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슈람스버그(Schramsberg)는 그 중에서도 가장 역사가 오랜 와이너리다. 1862년에 독일 이민자 제이콥과 애니 슈람이 나파 밸리 북쪽의 50에이커 땅에 유럽의 포도품종을 가져다 심으면서 시작된 이 와이너리는 한때 1만케이스의 와인을 생산하고 멀리 뉴욕과 영국 런던으로 수출할 정도로 번성했지만 1920년 금주령이 시작되면서 완전히 사장되고 말았다. 하여간에 금주령은 일찍이 번성했던 캘리포니아의 와인산업을 완전히 망쳐놓은 주범이다. 
 

수십년간 버려져있던 이 와이너리를 1965년 사들인 사람이 잭과 제이미 데이비스다. 이들은 나파에서 샴페인에 필적할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전통방식의 스파클링 와인을 양조했는데 캘리포니아 최초의 블랑 드 블랑(1965)과 블랑 드 누아르(1967)이 그것이다. 블랑은 흰색이란 뜻이고 누아르는 검은 색이란 뜻이니, 블랑 드 블랑은 화이트 와인으로만 만든 스파클링 와인, 블랑 드 누아르는 검은 포도인 피노 누아와 피노 뫼니에를 주품종으로 만든 와인을 말한다. 
 

슈람스버그의 이름이 유명해진 것은 1972년 닉슨 대통령이 중국의 주은래 총리와 함께 ‘평화를 위한 건배’를 들었을 때 슈람스버그 블랑 드 블랑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 미합중국 대통령의 주요 행사에서는 슈람스버그가 서브되고 있다. 
 

현재 이 와이너리는 잭과 제이미 데이비스의 아들 휴 데이비스가 수석 와인메이커를 거쳐 CEO로 운영하고 있다. 그는 2001년 카버네 소비뇽과 피노 누아를 생산하는 ‘데이비스’(Davies) 와이너리를 별도로 설립, 2004년 시장에 내놓았는데 전문가들의 호평과 함께 성공적으로 안착해 지금은 유수 와이너리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다이어몬드 마운틴에 위치한 슈람스버그와 세인트 헬레나에 있는 데이비스 와이너리는 두 곳에서 모두 다양한 테이스팅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데이비스 와이너리로, 아담하게 건축된 현대식 석조건물의 아름다운 정원에서 신선한 아침 공기와 함께 ‘스파클링 & 레드 와인 컴비네이션 테이스팅’($70)을 시음했다. 스파클링 와인 3종과 레드 와인 3종을 맛보는 테이스팅이었는데, 아무래도 스파클링 와인들이 더 큰 감동을 선사했다.

8년 이상 숙성된 리저브의 깊은 맛이 아직도 혀끝을 맴돌고 있다.  
 

예약 필수. www.schramsberg.com 

글 :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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