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소년같은 우디역의 탐 행크스


장난꾸러기로 농담을 즐기는 만년 소년인 탐 행스(63)는 씩씩한 걸음으로 인터뷰장에 들어오면서부터 “하이”를 연발하면서 오랜만에 친한 친구 만난 듯이 다정하게 굴었다. 사람이 아주 서민적이고 편해 만나는 것이 즐거운 흔치 않은 슈퍼스타중의 하나다. 
 

1995년에 제1편이 나온 ‘토이 스토리’의 제 4편에서 역시 카우보이 우디의 음성을 맡은 행스와의 인터뷰가 최근 플로리다 주의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있었다. 상고머리에 소매가 짧은 검은 셔츠를 입은 행스는 매우 건강해 보였다. 질문에 제스처와 함께 유머와 상소리를 섞어가면서 신이난다는 듯이 대답했는데 상당히 유식하고 지적인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당신이 어렸을 때의 장난감과 당신의 손녀가 즐기는 장난감은 어떻게 서로 달라졌는지.

내 손녀들의 세대는 아이패드를 통해 언제고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볼 수가 있다. 아이들의 놀이 형태가 과거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아직도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장난감을 버리진 못한다. 상상 외로 아이들은 아직도 인형과 공들을 비롯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놀이기구와 연결돼 있다.
 

영화는 서로에 대한 성실과 충성을 얘기하고 있는데 당신은 그런 친구들이 있는가.

소규모의 친한 친구들이 있다. 그러나 내 직업상 계속해 장소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친구들도 사방에 분산돼 있다. 그러나 우린 늘 서로를 찾고 있으며 함께 있을 기회를 마련하려고 애쓴다. 내겐 6명 내지 8명의 친한 친구들이 있다. 우린 일하지 않을 때면 일부러라도 서로를 찾는다. 오랜만에 만나도 금방 헤어진 것처럼 행동한다. 우린 마치 가족과도 같다. 
 

영화는 또 우정에 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 어렸을 때 친구들을 쉽게 사귀었는지.

난 아주 친구들을 쉽게 사귀었다. 우리 가족은 내가 어렸을 때 이사를 자주했는데 난 새 환경에 처해지는 것을 좋아해 학교를 옮겨도 초고속으로 친구들을 만들었다. 난 새 아이가 되기를 즐겼는데 새 장소로 이사를 해도 나와 비슷한 아이들을 두세 명 찾아내 금방 친구로 만들었다. 난 지금까지도 내가 10세 때 만난 친구와 교분을 유지하고 있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겠는가.

누군가 그런 아이에게 학교는 너를 사랑하고 안전하며 또 네 자신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곳이라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 문제는 학교보다 가정에서 아이를 어떻게 다루는가 하는 점이다. 흔히 부모들은 먹고 살기에 바빠 아이들의 문제를 간과하기 쉬운데 이는 우리 사회가 봉착한 딜레마이기도 하다. 나도 어렸을 때 그런 경험을 했는데 그럴 때면 나 혼자 즐기는 방법을 찾아내곤 했다.
 

올 해가 미 우주인의 달 착륙 50주년이 되는 해인데 ‘아폴로 13’에서 우주인 역을 한 당신은 어떤 특별한 기념행사라도 할 생각인가.

‘우주 항공’잡지에 그에 관한 서문을 썼고 또 여러 곳에서 초청을 받았다. 한 가지 얘기하고자 하는 점은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 못지않게 중요한 비행을 한 것이 아폴로 10호라는 사실이다. 그 우주선의 탑승자 이름을 아는 사람이 없겠지만 아폴로 10호는 달 착륙과 달 지면 보행을 제외하고는 위험 부담을 비롯해 모든 면에서 아폴로 10호와 똑 같은 일을 했다. 난 요즘도 늘 달을 바라볼 때면 우리가 도대체 저기에 어떻게 갔을까하고 의아해하곤 한다.
 

이 영화에 나오는 포키는 쓰레기통에 버려진 포크로 만든 새 장난감인데 실제로 장난감을 만들어 본 적이 있는지.

끊임없이 직접 만들었다. 포도주 코르크마개에 4개의 이쑤시개를 꽂아 달착륙선을 만들었고 깡통따개를 헬리콥터처럼 썼다. 내가 만든 대부분의 장난감들을 우주와 관계된 것들이었다. 한번 만들면 몇 시간씩 가지고 놀았다. 난 한 가지 용도로만 쓰이는 가게에서 파는 장난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한 개의 장난감을 상상력을 발휘해 여러 가지로 변용하기를 즐겨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포키의 음성을 맡은 토니 헤일은 사람들이 날 이 영화로 인해 우디로 알듯이 앞으로 영원히 포키로 기억될 것이라는 점이다.
 

계속해 우디의 역을 맡으면서 경험한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만화영화 녹음이란 신경을 바짝 집중해야 하는 엄격한 것으로 매우 감정적이요 강렬하며  육체적으로도 피곤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밀폐된 공간에 갇혀 마이크 앞을 떠나지 않고 음성을 사용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음성으로 감정의 변화를 표현한다는 것은 실로 지쳐빠질 일이다. 그래서 난 녹음이 시작하자마자 어서 끝나기만을 바라곤 했다. 음성 녹음이란 감정적으로 정신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사람의 진을 빼앗아가는 일이다. 오죽하면 이번 녹음할 때 너무 신경이 쓰여 처음으로 내 앞의 기계실에 있는 사람들에게 등을 돌리고 했겠는가.


제 5편에 돌아올 것인가.

물론이다.
 

요즘 미국의 정치 판도를 보면서 정계에 입문할 생각이라도 했는가.

내가 할 말은 이 정부는 우리가 선택한 것이어서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말 할 것은 영화에서의 미 대통령(트럼프를 뜻함)역을 위해 배우를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과거 경우 한 두 차례 배역 선택이 나빴다.
 

정치인들이 TV에 나오면 대고 소리라도 지르는가.

아니다. 그저 ‘또 저러네’라고 말한다. 소릴 지를 필요가 없다. 대통령 선거 때가 오면 난 누구에게 찍을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처럼 곤경에 처한 여자를 구해준 적이라도 있는가.

그렇다. 리타 윌슨(행스의 부인)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 주었으니까. 그러나 그것은 내 경우에도 적용된다. 난 당시 익사 직전 상태에 있었는데 리타가 헤엄쳐 내게 와 날 구해줬다. 따라서 우린 균형을 맞춘 셈이다.
 

인간보다 차원이 높은 어떤 영적인 것을 추구하기라도 하는가.

삶의 비결이자 본질은 인간 대 인간의 연결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연결이 영원의 정의라고 생각한다. 그 사랑이란 간디의 것과 같은 사랑을 말한다. 즉 존경과 연결과 배려를 뜻한다. 책임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선 시대정신과 우주 안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그 것이 보다 높은 곳을 지향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간디가 ‘난 하느님이 사랑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젠 사랑이 하느님이라고 생각 한다’고 한 말이야말로 인간조건을 설명한 가장 훌륭한 것이다.
 

종교를 믿는가.

믿는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내겐 신비롭기만 할 영적인 것을 추구한다. 그 신비를 포용해 목적의식을 갖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렸을 때 가장 좋아한 장난감은 무엇인가.

맷 메이슨 소령이다. 가게에서 그것을 사려다가 돈이 모자라 당장은 못 사고 기다려야 했다. 그 인형은 하얀 우주복을 입고 있어서 진짜 같았다. 3년 정도 가지고 놀다가 팔의 쇠붙이가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못 쓰게 됐다. 내 큰 아들도 맷 메이슨 소령을 좋아했다.
 

영화에서 우디의 친구인 버즈 라이트이어(팀 알렌 음성)는 우디에게 ‘네 내면의 음성을 들어라’라고 충고하는데 당신은 언제 당신의 내면의 소리를 듣는가.

항상 그것을 듣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기 위해선 때로 입을 닫고 남의 말을 들어야 하기도 하며 또 때론 자신보다 큰 그 무엇인가에 대해 자기 마음을 열어야 한다. 이제 나이 60이 넘다보니 옛날엔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별 것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 이젠 지나친 자기중심의 자세를 버리고 세월의 물결이 흐르는 대로 따라가야 할 때다. 난 내면의 음성을 들으면서 내 직업이 지닌 책임을 저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비교적 잘 하는 편이다.
 

탐 행스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책임은 무엇인지.

허식이 아닌 진짜 삶이다. 늘 진실을 말하고 진실 전체를 말 할 수 없을 경우에는 충분한 진실을 말하는 삶이다. 거짓말을 해야 하면 거짓이라고 말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야한다. 하루가 끝날 때 우리가 할 일은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는 것이며 또 우리 자신의 연민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우디의 몸속에 있는 음성 상자를 꺼내 다른 인형에 이식하는 것처럼 당신은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당신의 뇌와 장기를 기증할 용의가 있는지.

물론이다. 다시 확인해하긴 하겠지만 내 운전 면허증에도 장기기증자라고 명시돼 있다고 기억한다. 내 뇌를 연구용으로 써도 좋다. 그 결과를 저 세상에 있는 내게 보내주길 바란다. 나도 그것을 검토해 보고 싶으니까.     

글 : 박흥진<한국일보 편집위원 / 할리웃 외신 기자 협회(HFPA)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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