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듀오 구축한 레이커스

LA 레이커스는 올 시즌 수퍼스타 르브론 제임스(34)를 영입하고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레이커스는 구단 창단 이래 처음 경험하는 6년 연속 플레이오프 좌절이다. 르브론도 8년 연속 파이널 무대에서 ‘노 플레이오프’ 수모를 맛봤다. 2018-2019시즌은 명문 레이커스와 미래의 Hall of Famer  르브론에게는 좌절과 수모를 안긴 한 해였다. 

원인 제공은 르브론이다. 부상과 기대만큼의 기량을 과시하지 못했다. 하지만 프런트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뉴올리언스 펠리칸스 파워포워드 앤서니 데이비스(26)가 공개 트레이드를 요구하면서 레이커스는 팀워크가 붕괴됐다. 데이비스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레이커스는 트레이드 대상으로 여러 젊은 선수들을 언론에 흘렸다. 클럽하우스는 동요했다. 트레이드는 불발됐고 레이커스는 일찌감치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37승45패로 르브론이 영입되기 전 시즌보다 2승을 추가했을 뿐이다.
 

시즌 후 동부 라이벌 보스턴 셀틱스가 데이비스 트레이드 협상에 가세해 행방이 묘연했으나 결국 레이커스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레이커스는 데이비스 영입으로 엄청난 출혈을 감수했다. NBA 3년, 2년차인 브랜든 잉그램(스몰포워드), 론조 볼(포인트가드), 조시 하트(슈팅가드) 외에 2019년 드래프트 전체 4번을 포함한 1라운드 지명권 3장을 양도하는 조건이다. 한마디로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다. 

밀워키 벅스를 정상에 올려 놓은 뒤 1975년 이적을 요구해 레이커스에 안착한 센터 카림 압둘 자바 트레이드 때보다 대상이 훨씬 넓다. 당시 2대4 트레이드였다. 펠리칸스는 팀을 완전 젊은 피로 개조하는 트레이드다. 듀크의 자이언 윌리엄슨까지 가세하면 앞으로의 행보가 볼 만하다. 

레이커스는 데이비스의 영입으로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우승을 이끌 수 있을지 여부는 앞으로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압둘 자바, 파우 가솔의 전통을 이을 수 있을지 흥미롭다. 데이비스는 2021년까지 계약이 돼 있다. 그러나 레이커스는 7월6일 공식 트레이드가 확정되면 5년 맥시멈으로 재계약할 예정이다. 

스몰포워드 르브론 제임스-파워포워드 앤서니 데이비스는 아직 시즌 뚜껑은 열리지 않았으나 NBA 역대 베스트 5에 랭크될 만한 베스트 듀오로 평가받는다. 역대 최고의 듀오는 1990년대 시카고 불스 왕조를 이룬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스코티 피핀이다. 2위가 1980년 ‘쇼타임 시대’를 연 매직 존슨-카림 압둘 자바가 꼽힌다. 3위는 2000-2002년 3년 연속 또 하나의 레이커스 왕조를 구축한 코비 브라언트-샤킬 오닐로 평가받는다. 4위는 1960년 6차례 우승을 안긴 보스턴 셀틱스의 봅 쿠지와 빌 러셀 듀오다. 올해 종아리와 아킬레스전 부상으로 공백을 실감했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스테펀 커리-케빈 듀란트 듀오도 베스트 5에 랭크됐다. 둘은 두 차례 우승을 엮어냈다. 

보통 팀이 왕조를 이루고 리그를 지배할 때는 드래프트로 성장한 선수와 프리에이전트 또는 트레이드 선수의 결합체가 된다. 레이커스 ‘쇼타임’은 1979년 드래프트 전체 1번 매직과 밀워키 벅스에서 이적한 압둘 자바의 결합이다. 코비와 샤킬은 드래프트 지명 트레이드와 FA의 합작품이다. 골든스테이트도 드래프트 커리-FA 두란트다. 조던-피핀, 쿠지-러셀은 시카고와 보스턴이 지명한 기대주들로 전성기를 열어 제쳤다. 최근에는 이런 조합이 성사되기 어렵다. 대부분 수퍼팀으로 우승을 노리는 터라 드래프트만으로 팀을 완성하는 게 애초에 불가능하다. 

르브론-앤서니 조합은 FA와 트레이드다. 팀에서 육성되는 유망주는 카일 쿠즈마(23)다. 이번 트레이드 때 뉴올리언즈 펠리칸스는 포워드 쿠즈마를 원했다. 레이커스는 쿠즈마 ‘불가’로 팀에 잔류시켰다. 유타 대학을 나온 쿠즈마는 2017년 드래프트 전체 27번으로 브루클린 네츠에 지명됐다. 포인트가드 드안젤로 러셀 트레이드 때 쿠즈마를 영입했다. 쿠즈마는 뉴올리언즈로 보낸 잉그램과 볼보다 드래프트 서열에서는 한참 뒤진다. 듀크 출신 잉그램은 2016년, UCLA 볼은 2017년 드래프트 전체 2번이다. 그러나 NBA에 입문하면서 다른 길을 길었다. 오히려 뒤늦게 지명된 쿠즈마의 진가가 발휘돼 ‘레이커스 맨’으로 남게 된 것이다. 인사이드 몸싸움, 리바운드와 외곽슛이 기대 이상이다. 앞으로 더 뻗어나갈 기대주로 자리 잡았다. 

레이커스의 마지막 우승은 2009, 2010년이다. 샤킬 오닐이 떠난 뒤 구단은 2008년 2월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센터 파우 가솔을 트레이드했다. 가솔 트레이드는 적중했다. 2015년, 2017, 2018년 3차례 우승한 골든스테이트는 백코트 커리와 톰슨에 두란트의 고감도 슛의 결정판이다. 레이커스는 외곽과 돌파가 뛰어난 코비를 중심으로 가솔, 라마 오덤, 앤드류 바이넘의 막강 프런트코트로 리그를 지배했다. 레이커스의 인사이드는 완성됐다. 르브론-데이비스의 합작으로 레이커스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팬들은 벌써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글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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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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