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머리 바비큐 한번 해볼까 진판델보다 피노 누아가 제격

여름 바비큐 시즌이 시작됐다. 올해는 메이 그레이(May Grey)에다 준 글룸(June Gloom)이라 해서 6월까지 날이 흐리고 서늘한 이상기온으로 여름이 뒤늦게 찾아왔지만 그래도 방학도 오고, 집집마다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하는 독립기념일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바비큐 하면 우리는 갈비나 아사도를 주로 굽지만 텍사스의 정통 바비큐 하우스에서는 브리스켓(brisket 양지머리) 훈제 바비큐를 최고로 친다. 양지머리는 기름이 적고 질긴 부위여서 저온에서 12~18시간 장시간 구워야 제 맛을 낸다. 오스틴의 BBQ 식당들은 프랑스산 오크나무로 밤새도록 훈제하여 맛좋은 향기가 흠뻑 밴,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운 브리스켓 고기를 서브하는데 유명한 곳은 몇시간씩 줄을 서야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고기 좀 먹을 줄 안다는 사람들은 가정에서도 공들여 브리스켓 바비큐를 굽는데,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갈 뿐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모양이다. 레서피는 인터넷과 유튜브에 차고 넘치니 한번 시도해봐도 좋겠다. 

그러면 오는 7월4일에 양지머리 바비큐를 해먹는다 치고, 이 고기와 잘 어울리는 와인은 어떤 것일까? 푸드 앤 와인(Food & Wine) 잡지는 최근호에서 텍사스 바비큐의 베스트셀러(‘Franklin Barbecue: A Meat-Smoking Manifesto’)를 공저한 와인 전문가 조던 맥케이의 바비큐 와인 조언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1. 진판델은 그만 : 바비큐 하면 많은 사람들이 진판델을 추천하는데 소고기 바비큐 특히 브리스켓과는 안 어울린다. 양지머리는 무겁고 리치하며 육질의 밀도가 높다. 이런 고기는 시라, 그중에서도 프랑스 북부 론의 코트 로티(Cote-Rotie)나 에르미타주(Hermitage)에서 나오는 시라와 좋은 매치를 이룬다. 북가주 산 시라도 괜찮은 선택이다.


2. 색다른 선택 : 바비큐에 피노 누아를 곁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나 양지머리처럼 무거운 고기에는 당연히 카버네 소비뇽 같은 무거운 와인이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레곤에서 나온 피노 누아는 브리스켓이나 갈비(ribs)와 좋은 궁합을 이룬다. 무거운 고기와 가벼운 와인 맛의 대조가 놀라운 효과를 빚어내는 것이다.  


3. 오크를 피하자 : 참나무로 훈제한 브리스켓 바비큐는 마찬가지로 오크 배럴에서 오래 숙성해 오크 향이 많이 밴 와인이 잘 맞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훈제한 고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은 오크향이 아니라 과일향이 풍성한 와인이다.


4. 태닌은 잊어라 : 바비큐 요리에는 태닌이 많은 와인을 마신다는 것이 오래된 통설이다. 텁텁한 태닌이 육질의 거친 구조와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잘 구운 양질의 스테이크나 바비큐를 먹어보면 너무나 부드럽기 때문에 태닌의 도움이 전혀 필요 없는 경우가 많다. 피노 누아도 잘 어울린다고 한 것이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5. 돼지고기도 마찬가지 : 소고기 바비큐와 돼지고기 바비큐는 한 끗 차이다. 위에서 말한 모든 ‘바비큐 & 와인 룰’은 돼지갈비 같은 포크 바비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해피 인디펜던스 데이!

글 : 정숙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