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고맙습니다.

얼마전 Father’s Day였는데, 다들 잘 보내셨는지요? 

아무래도 Mother’s Day보다 Father’s Day가 덜 요란하고, Mother’s Day에 함께 얹혀지거나, 가끔은 슬쩍 묻혀 지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정법 이혼 소송에서는 Deadbeat Dad란 용어가 심심치 않게 나오곤 합니다. 즉, 법원의 자녀 양육비 지급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아버지를 일컫는 말이지요. 수 십년 이혼 소송을 전문으로 하다 보니, 무수히 많은 Deadbeat Dad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혼 소송이 시작되자 마자, 자녀 양육비 무서워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몰래 캐쉬 받고 일하는 아버지, 하던 비즈니스 때려 치우겠다고 협박하는 아버지, 양육비를 내느니 차라리 애들을 엄마에게서 뺏겠다는 아버지... 이들 모두 아버지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어머니보다 더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들도 많습니다. 

김씨 부부 사례입니다. 김씨네는 딸아이가 1살 때 이혼을 했습니다. 엄마가 아빠보고 아이 키우라 하고 자신은 새 인생을 찾아 떠나갔습니다. 김씨 아저씨, 말 못하는 아이의 눈을 쳐다보며 한 없이 눈물만 흘립니다. 1살짜리 딸을 키우는 Single Dad의 삶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직장을 다니며 여기저기 애 봐주실 분을 구하는 것이 마치 어린 딸 동냥 젖 얻으러 다니는 것 같습니다. 

직장에서도 형편을 아는 지라, 일하는 스케줄을 배려해 주시네요. 이런 어려움 속에서, 김씨 아저씨, 한 가지 결심을 합니다. 어짜피, 이것이 내가 가야 할 인생이라면, 나 이 길을 기꺼이 즐기며 살리라. 그 후로, 김씨 아저씨, 딸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이 좋은지, 매일 연구하고 실행합니다. 딸아이에게 좋은 음식 만들어 주는 일, 책 읽어 주는 일, 같이 만화 영화 보는 일, 놀이터에 가는 일, 아프면 들쳐 업고 병원에 뛰어가는 일, 밤새 아픈 딸 간호 하는 일... 이러면서 딸아이는 한 해 한 해 자라납니다. 

김씨 아저씨 역할도 계속 변해 가고요. 아이가 커가자 학교 학부형 컨퍼런스 참여하는 일, 주말이면 딸 친구들 생일 파티 가는 일, 딸아이 여자 싸커 팀 따라다니는 일, 숙제 하고 시험 공부 봐 주는 일, SAT 공부 시키는 일, 대학 입학 원서 같이 쓰는 일, 미국 대학 투어 따라가는 일 등 어찌 그 긴 세월을 이 짧은 칼럼에 다 담을 수 있을까요? 자, 우리의 응애응애 하던 김씨 아저씨 딸, 어찌 자랐을까요?
 

UCLA 대학 장학금 입학 허가서 나왔다고 제일 먼저 아빠부터 찾네요. 김씨 아저씨, 그간 숨기며 억눌렀던 눈물샘이 고장 난 듯 터져버립니다.

자, 오늘도 자식을 위해, 가정을 위해, 새벽녘부터 전장터에 나가셔서,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뛰고 계시는 우리 아버지들, 진심으로 고개 숙여 외쳐봅니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라고요.

  
신혜원 변호사
(213)385-3773
3435 Wilshire Blvd., Suite 2230 Los Angeles, CA 90010

글 : 신혜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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