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효율적인 물 끓이기

물을 가장 효율적으로 끓이려면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가스스토브(스토브탑)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UC샌디에고의 물리학자인 탐 머피 박사는 최근 열효율성의 관점에서 물을 끓이는 최상의 방법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한 검증작업을 벌였다. 

먼저 가스스토브의 제일 큰 버너를 최고 온도로 가열시키고 뚜껑을 덮지 않은 냄비에 물을 넣어 끓이며 실험을 해본 결과 연소된 천연가스의 15%만이 물의 열도를 높이는 에너지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에너지 손실률이 무려 85%에 달한다는 얘기다. 

이번에는 물을 담은 냄비의 뚜껑을 덮고 조그만 버너위에 올려놓은 뒤 같은 실험을 반복해보니 물이 끓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어진 반면 열에너지 전환율은 30%로 2배가 늘어났다. 머피 박사는 이 수치가 가스스토브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치라고 말했다. 

머피 박사는 전기스토브의 열효율성을 시험하지는 않았지만 가스스토브보다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추정이다. 그러나 머피 박사는 전기스토브 역시 버너의 기하학적 구조와 열 반사 플레이트의 청정도 등 여러 요인에 따라 효율성에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웨이브는 전기스토브보다 효율성이 다소 높다; 마이크로웨이브의 열효율성은 43% 정도로 머피 박사가 가정했던 것보다는 낮은 수치다. 

실험 전 추측에 가장 근접한 것은 열선이 장착된 주전자(kettle)였다. 

물을 끓이는데 사용되는 대부분의 주전자는 바닥에 열선이 깔려있고 측면에 어느 정도 절연처리가 되어 있으며 열효율성이 무려 70%에 달했다. 

머피 박사는 물을 끓이는데 초점을 맞춰 실험을 진행했지만 스토브와 에너지 가전제품은 비단 물 뿐 아니라 온갖 것들을 데우고 덥히거나 가열하는데 사용되기 때문에 가구당 에너지 소모량의 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그의 실험은 열기구 사용방식에 조그만 변화를 주어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아내는데 주안점이 주어졌다.
     

머피 박사는 전기계량기의 계기판 수치를 읽고, 레이저로 가스 사용량을 모니터하는 방법으로 전체 에너지 사용량 중 어느 정도가 물을 끓이는 열량으로 전환됐고,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대기 중으로 흩어져버렸는지를 계산했다.   

그는 “일상적으로 열 손실은 여러 경로를 통해 발생한다”며 이 같은 손실을 최소화하면 에너지 자원 사용량은 물론 기후변화의 원흉인 배기가스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효율성이 주로 에너지원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이다. 

머피 박사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은 이미 60% 이상의 에너지 손실을 일으킨 상태로 최종 목적지인 가정에 도착한다고 전했다. 이런 시나리오는 전기스토브와 마이크로웨이브의 성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물 끓이기 작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60%의 에너지손실을 엎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열선이 설치된 주전자도 전기스토브나 마이크로웨이브와 동일한 사전 전력손실 이슈를 갖고 있으나 그 이외의 추가적인 문제점들로 인해 효율성은 큰 차이를 보인다.   

한 예가 전기 주전자의 자동중지(auto-stop) 기능이다. 자동중지 기능이 너무 오래 가동돼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가 발생하게 된다. 게다가 사용자들이 케틀에 필요 이상의 물을 넣는 경우가 잦다. 바로 이런 요인들로 인해 70%에 달하는 케틀의 효율성이 40%대인 마이크로웨이브 수준으로 떨어지곤 한다.   

머피 박사는 케틀의 효율성을 최대화하려면 꼭 필요한 양의 물만 끓이고 비등점에 도달하면 수동으로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뜨거운 수돗물을 이용한 실험도 이루어졌다. 머피 박사는 비교적 효율적인 온수 시스템 덕분에 예상보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찬 물이 빨리 끓는다는 통설은 잘못된 것임이 이번 실험으로 확연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배수 파이프 안에 사용되지 않은 온수가 남기 때문에 더운 물을 끓일 때에는 큰 냄비를 사용해 불필요한 소모를 줄이는 것이 좋다.   

머피 박사는 열전도율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 보온밥통에 대한 테스트는 실시하지 않았다. 

그는 “테크놀로지의 놀라운 발전에도 불구하고 에너지를 기적적으로 절약할 수 있는 물 끓이는 방법은 좀처럼 찾을 수 없다”며 “에너지 절약을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책은 자신의 평소 에너지 사용습관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 : The New York Times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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