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천국 캘리포니아
3,600여 와이너리 미국와인의 90% 생산

캘리포니아에서 살고 있음에 대한 예찬은 아무리 해도 모자람이 없다. 환상적인 날씨(요즘은 많이 이상해졌지만), 눈부신 태양, 아름다운 자연과 바다, 드넓은 환경, 쾌적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하고 감사해야 할 것은 우리가 ‘와인 컨트리’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전체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때문에 캘리포니아 주를 하나의 국가로 간주한다면 세계 4위의 와인 생산국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주 전역에 걸쳐 포도원이 산재해있고, 유명 산지마다 멋진 와이너리들이 포진해있어서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즐거운 와인여행을 할 수 있는 것도 타주 주민들은 꿈도 꾸지 못하는 혜택이다. 
 

또한 우리가 여기서 쉽게 살 수 있는 와인들을 타주에서도 모두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량생산되는 와인들이야 미전국과 해외로까지 수출되지만, 중소규모 와이너리에서 빚어내는 진짜 맛있는 와인들은 이곳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타주 판매가 가능하다 해도 가격은 더 비싸진다. 운송비용은 물론이고, 각 주마다 주류법, 세금, 상거래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에 처음 와인 포도나무를 심겨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꼭 250년 전 ‘캘리포니아 스패니시 미션의 아버지’라 불리는 주니페로 세라(Junipero Serra) 신부에 의해서다. 세라 신부는 멕시코에서 사역하던 중 1769년 캘리포니아 선교 책임자로 파송되었는데 이때 들여온 유럽 와인 품종이 캘리포니아 와인산업의 시조가 됐다. 
 

골드러시와 함께 19세기에 전성기를 맞았던 캘리포니아 와인산업은 금주령으로 황폐화됐다가 1960~70년대 이르러서야 다시 부흥하기 시작, 짧은 시간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지금의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가주 내 와이너리 숫자는 1965년 232개에서 80년에 508개, 2000년에는 1,210개로 늘었으며 현재는 3,674개에 달한다. 미 전국에 7,762개이므로 절반가량이 가주에 있다.  
 

캘리포니아 주의 우수한 와인 생산지역들은 북가주의 나파 밸리와 소노마 카운티, 멘도시노, 몬터레이, 산타클라라 카운티를 비롯해 중가주의 파소 로블스, 샌 루이스 오비스포, 산타바바라, 샌호아킨 밸리 등을 꼽을 수 있다. 나파와 소노마가 가장 유명하지만 이 두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가주 전체의 12%밖에 안 된다. 그만큼 다른 산지에서도 좋은 와인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남가주에서는 테메큘라 밸리(Temecula Valley)와 말리부가 뒤늦게 와인 산지를 개발했는데 품질 면에서는 중가주와 북가주 와인에 한참 뒤진다. 토양과 기후 등 테루아가 와인 포도재배에 최적이 아니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인데, 그래도 LA에서 가깝다는 이점 때문에 방문객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두 지역 모두 와이너리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웨딩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 와인 판매에도 큰 도움이 되는 모양이다. 그런데 50여곳의 포도원과 와이너리가 있는 말리부는 지난 11월 산불로 와인산지 대부분이 큰 피해를 입었다.
 

캘리포니아에 살면서 와인여행을 하지 않는 것은 많은 것을 놓치는 것이다. 아름다운 경치와 굽이굽이 이어지는 포도밭 풍경, 평화로운 시골길과 멋진 와이너리 건축물을 둘러보며 그곳에서 양조된 와인을 맛보는 경험은 다른 어떤 관광지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기쁨이다.  

글 :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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