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zing 류현진

LA 다저스 류현진은 지난 12일 타차 친화 구장 신시내티 레즈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원정 승리를 거뒀다. 홈 다저스타디움에서만 승수를 작성해 초반의 눈부신 역투에 거품이 있다는 기자들의 지적을 단숨에 잠재웠다. 2019년 5월까지의 행보는 생애 최고의 시즌-Career Year다. 

‘커리어 이어’의 배경에는 여러가지가 있을테지만 ‘프리에이전트 효과(FA Affect)’도 한몫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결혼의 안정된 야구 몰입, 개인 트레이너 고용 등도 빼놓을 수는 없다. 

FA를 앞두고 ‘시집가는 날 등창나는 격’의 부상 악재를 맞는 선수들도 있으나 류현진의 선배 박찬호, 추신수는 FA 효과를 톡톡히 본 케이스들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Hall of Famer 스파키 앤더슨 감독은 일찍이 “우리 팀의 선수 25명이 FA릎 앞두고 있다면 나는 성적 걱정을 하지 않는다. 항상 우승할 수 있다”며 동기 부여가 되는 FA 효과의 긍정적인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앤더슨 감독은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신시내티 레즈,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등 양 리그에서 월드스리즈 정상을 이끈 탁월한 감독이었다. 앤더슨의 뒤를 이은 감독이 토니 라루사로 오클랜드 에이스, 세인트루이크 카디널스에서 우승했다. 2명뿐이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FA를 앞둔 2001시즌 LA 다저스를 떠나면서 메이저리그 최다 35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류현진의 MLB 최다 선발은 데뷔 첫 해인 2013시즌 30경기다. 박찬호의 위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기록으로 알 수 있다. 15승11패 방어율 3.50. 투구이닝도 234로 역대 최다였다. 2년 연속 삼진 200개 이상으로 에이스급으로 발돋움했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결과적으로 잘못된 선택이 됐지만 당시 에이스로 영입하며 5년 6,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장기계약을 뿌리친 추신수는 내셔널리그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됐다. 신시내티로 이적한 2013년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다. 비록 당시 올스타게임에는 선정되지 못했으나 역대 최고 출루율 0.423, 득점 107 볼넷 112개로 정상의 테이블세터로 자리매김했다. 톱타자로 과시된 출루율, 세자릿수 볼넷과 득점은 FA 시장에서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다. 이후 이 성적에 근접한 시즌은 없다. 2017년 득점 96개, 볼넷은 지난해 92개가 최다였다. 이 해 내셔널리그 MVP 후보 투표에서 12위에 랭크됐다. 추신수가 MVP 투표를 획득한 시즌은 2010년 아메리칸리그 클리블랜드에서 14위와 2013년 딱 두 번이다. 2013시즌 생애 최고 시즌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 계약을 맺어 보상받았다. 

류현진은 페넌트레이스 30%를 약간 넘는 일정을 소화한 현재 MLB 방어율 1위를 기록했다. 초반이지만 ‘코리안 특급’도 이루지 못한 성과다. 팬들도 그렇고 스포츠네트LA 캐스트터와 해설자는 “류현진의 피칭을 보는 게 즐겁다”고 할 정도로 등판 때마다 기쁨을 주고 있다. 스스로도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2019시즌 페이스는 가히 위력적이다. 언제까지 위력적인 투구가 이어질지는 본인도 전문가들도 예측하기 어렵다. 투수도 한 시즌을 치르다보면 슬럼프가 찾아오게 된다. 야구는 멘탈 스포츠이고 시즌이 가장 길다. 

현 페이스가 유지될 경우 올스타게임 선정은 물론이고, 내셔널리그에서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가 될 수 있다. FA 시장에서는 절대적인 훈장이다. 한국인으로 올스타게임에 선발된 선수는 박찬호, 김병현, 추신수 3명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선배들의 뒤를 가능성을 열었다. 2013년에 데뷔한 류현진은 그동안 올스타게임 언저리에도 가보지 못했다. 올스타게임은 전반기 6월 까지 성적이 좌우한다. 1988년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했고 이 해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던 커크 깁슨은 17년 동안 올스타게임과 한 차례도 인연을 맺지 못했다. 전반기 성적이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리안 메이저리거는 개인적인 수상이 아직 없다. 올스타게임이 전부다. 박찬호도 FA가 되기 전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했으나 한 번도 사이영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추신수의 MVP 투표 최종 12위, 14위가 그나마 유일하다. 저변이 넓은 일본은 신인왕, MVP, 월드시리즈 MVP 등을 수상하며 야구 강국다운 모습을 MLB에서 재현했다. 이치로 스즈키는 2001년 신인왕과 아메리칸리그 MVP를 동시에 수상했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도 지난해 AL 신인왕 수상자다. 노모 히데오는 LA 다저스에서 일본인 투수로 첫 신인왕을 받은 주인공이다. 

류현진의 NL 사이영상 수상 여부를 떠나 파이널리스트 3인에 포함돼 11월에 전국으로 중계되는 시상 장면을 기대해 본다. 



글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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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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