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전은 명승부

유럽축구연맹(UEFA)의 프로리그 페넌트레이스는 정규시즌 결과로 확정된다. 미국은 거의 모든 종목이 플레이오프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지난 12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에서 맨체스터시티(승점 98)는 원정경기 승리로 승점 1점 차로 따라 붙은 리버풀을 제치고 2연패에 성공했다. 

리버풀은 유럽축구연맹 EPL, 독일 분데스리가, 스페인 라 리가, 이탈리아 세리에 A, 프랑스 리그 원 등을 포함해 사상 최다 승점으로 준우승한 팀이 됐다. 리버풀도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뒀으나 승점 차를 좁히지 못해 끝내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곱씹었다. 다행히 시즌 최고 팀을 가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해 위안을 삼았다. 리버풀은 6월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 핫스파와 결승전을 치른다. 

미국 스포츠에 익숙한 팬들에게 ‘노 플레이오프’는 우승에 고개를 갸웃할 수 밖에 없다. 리버풀의 역전 우승 가능성이 원천봉쇄돼 있기 때문이다. 맞대결로 우승을 가려야 진정한 승자로 인정되는 게 미국식 플레이오프다. 대학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정규시즌 최고 승률을 마크하고 무패행진을 이어가도 3월의 광란 NCAA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거두지 못하면 내셔널 챔피언 자격이 없다. 

유럽축구연맹은 정규시즌 도중에 상위 팀은 챔피언스리그, 영국의 축구팀이 총 출동하는 FA 컵, 92개팀이 출전하는 EPL 컵 등이 사이 사이에 벌어져 플레이오프를 대체한다. 1부 리그 프리미어리그는 20개 팀으로 운영된다. 

팬 입장에서는 플레이오프 시스템이 훨씬 흥미를 자극한다. 정규시즌 최고 승률 팀이 곧 최고를 의미하지 않아서다. 메이저리그에서 정규시즌 최고 승률팀이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는 경우는 확률적으로는 높지만 절대적이지는 않다. 종종 승률이 낮은 와일드카드 팀이 우승을 거둬 이변을 연출한다. 현재 NBA와 NHL의 플레이오프가 한창이다. 1라운드부터 7전4선승제 승부다. MLB는 챔피언십시리즈, 월드시리즈가 7차전이고, 디비전시리즈는 5전3선승제다. 

7차전 승부를 가장 많이 벌이는 종목이 NHL이다. NHL은 2018-2019시즌 스탠리컵 플레이오프 8매치에 3매치가 7차전이었다. 컨퍼런스 준결승전에서는 2매치가 7차전 승부를 치렀다. 어느 종목이든 7차전은 명승부를 의미한다.
 

NBA는 1라운드에서 7차전 시리즈가 1매치가 있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덴버 너기츠전이 유일했다. NBA는 1번 시드와 8번 시드의 기량 차가 커 1라운드는 숏시리즈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컨퍼런스 준결승전 4매치에서는 2매치가 7차전으로 손에 땀을 쥐는 승부를 벌였다. 서부의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덴버 너기츠, 동부 필라델피아 76ers- 토론토 랩터스전이다. 서부는 홈코트 이점의 덴버가 졌고, 동부는 안방의 토론토가 승리했다. 특히 토론토는 연장전을 눈앞에 두고 콰와이 레너드의 버저비터가 림을 4차례 튀기면서 골이 돼 92-90의 극적인 승리로 컨퍼런스 결승전에 진출했다. 

1995년 창단된 토론토는 NBA 파이널 진출이 없다. 컨퍼런스 결승전도 두 차례다. 올 시즌 NBA  최고 승률(62승20패)을 마크한 밀워키 벅스와 파이널 진출을 놓고 다투고 있다. 

 7차전은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winner take all) 벼랑 끝 승부다. NBA 플레이오프 사상 winner take all 게임에서의 버저비터는 두 번째다. 1989년 시카고 불스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상대로 버저비터를 터뜨렸다. 그러나 당시 시카고-클리블랜드전은 5전3선승제의 1라운드였다. 콰와이 레너드는 7차전 첫 번째 버저비터의 주인공이다. 

1903년부터 시작된 월드시리즈의 7차전 승부는 총 39차례다. 최근의 7차전은 LA 다저스-휴스턴 애스트로스전이었다. 홈팀 다저스가 우승 헹가래를 칠 수 있는 기회였다. 도박사들도 다저스의 우세를 점쳤다. 하지만 7차전 선발 다르빗슈 유(시카고 컵스)는 2회를 버티지 못하고 5실점(4자책점)하고 강판당했다. 다저스는 1,2회 내준 5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1-5로 패했다. 1962년에 출범한 휴스턴은 55년 만에 처음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휴스턴 시민들에게 선사했다. 

2016년 시카고 컵스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7차전도 부족했는지 연장 10회 드라마틱한 8-7로 홈팀을 누르고 108년 동안 짓누른 ‘빌리 고트의 저주’를 풀었다. 클리블랜드는 우승의 기회를 놓치면서 MLB 팀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월드시리즈 우승의 한을 풀지 못하고 있는 팀이 됐다. 클리블랜드의 마지막 우승은 1948년. 올해도 정상을 탈환하지 못하면 71년이 된다. 

가장 극적인 월드시리즈 7차전은 1960년 뉴욕 양키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이었다. WS 사상 유일한 7차전 끝내기 홈런으로 피츠버그가 정상을 밟았다. MLB 17년 동안 통산 138개를 작성한 빌 매저로스키(82)는 이 홈런으로 명예의 전당에 가입했다.

1991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미네소타 트윈스전은 7차전 명승부의 백미를 이뤘다. 연장 10회 댄 글레덴의 끝내기 안타로 미네소타의 1-0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미네소타 선발 잭 모리스는 완봉승을 작성했다. 모리스는 가장 높은 3.90의 방어율로 명전 회원이 됐다. WS 7차전 1-0 승부는 딱 두 차례 뿐이다. NBA와 NHL의 플레이오프에서 어떤 7차전 명승부가 나올지 기대가 된다. 

 

글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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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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