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프론티어에서 전직 특공대요원역의 벤 애플렉


사람이 좀 뻣뻣해 거리감이 느껴지는 벤 애플렉(46)은 기분이 좋은지 인터뷰 장에 들어오면서 “굿 모닝”을 연발했다. “인터뷰가 순조롭겠구나”하는 예감이 들었다. 

평소 그의 인터뷰하는 자세는 사무적이어서 정이 쉽게 가질 않고 불편한데 이날은 질문에 얼굴에 홍조까지 띠어가면서 겸손한 자세로 대답했다. 그렇다고 평소 그의 태도가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지만 질문에 부처말까지 인용해가면서 지적이요 논리정연하게 대답했다. 

액션 스릴러 ‘트리플 프론티어’(Triple Frontier)에서 동료 4명과 함께 남미의 마약왕이 정글 속에 감춰둔 거액의 현찰을 털어 도주하는 전직 특공대 요원으로 나온 벤 애플렉과의 인터뷰가 뉴욕의 포시즌스호텔에서 있었다.


당신과 돈과의 관계는 어떤가. 특히 배우생활 초창기에 고생할 때 돈 생각이 간절했었는가.

난 오래 동안 건강보험도 없이 살았다. 내게 있어 연기란 배우로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수단이다. 난 언제나 돈을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여겼다. 이 영화에서의 돈은 우리가 직면하는 모든 종류의 유혹이다. 그것은 우리의 가치관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 영화는 사람들과 그들의 선택에 관한 것이다. 이 선택이야 말로 사람들의 실체를 정의하는 기준이라고 하겠다.

액션을 하면서 아이들 전쟁놀이하는 기분이라도 났는지.

그렇다. 피가 끓는 느낌이었는데 가능하면 실제와 같이 만들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나 진짜로 피가 끓는 것을 느꼈던 것은 특공대교관들을 만나 그들의 활동에 관한 얘기를 들었을 때다. 엄청난 긴장감을 경험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액션은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인물들의 개성에 바탕을 둔 것이다.

당신이 행동의 주역으로 털이계획도 마련하는데 실제로도 계획성이 있는지.

난 계획하기를 좋아한다. 난 매우 조직적인 사람이다. 일주일 후의 계획이 잘 짜여있는지를 알고 나면 훨씬 더 편하다. 나는 질서 있고 잘 구성된 삶을 유지하고 싶다.

영화는 탐욕에 관해서도 말하고 있는데 탐욕은 우리의 타고난 본성이라고 보는가.

2,600년 전에 부처는 인간들이 자신들로부터 탐욕과 증오 그리고 망상을 제거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을 보면 탐욕의 역사는 길다. 탐욕은 우리의 생태적 산물이다. 원한다는 것의 연장이라고 본다. 우린 생태적으로 무엇인가를 원한다. 그것은 생존 본능과 연결된 것이다. 무언가를 원치 않는다면 우린 아직도 동굴 속 모닥불 앞에서 뒹굴면서 사냥도 안 나가고 그러다보면 죽게 될 것이다. 그러니 원한다는 것의 일부는 건전한 것이고 우리를 나아가게 하는 추진력이다. 그러나 원하는 것이 도가 지나치다보면 불건전하게 되기 마련이다. 원하는 것과 탐욕의 선을 지킨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영화는 우정에 관한 것이기도 한데 고민이 있을 땐 누구를 찾아가는가.

난 내 삶에 있어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다. 심리상담의도 있고 여러 관계로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면에서 난 운이 좋은 사람이다.

당신은 무엇을 탐욕 하는가.

시간이다. 내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야 말로 내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 밖에 내가 탐욕 하는 것은 내 직업에 있어서의 기회다. 그것을 제대로 찾는다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배우란 고참 이라고 봐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나 기회를 찾아다녀야 한다. 배우는 좋은 각본을 손에 쥘 때라야 제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우디 알렌은 서랍 속에 아이디어와 그 것을 적은 노트가 많다고 말했는데  본인도 그런가.

나는 내가 구상중인 아이디어들을 적은 커다란 노트북과 종이들을 어딘가에 보관하고 있다. 나는 가끔 영화를 찍을 때 얻은 아이디어를 적어놓곤 한다. 영화를 찍으면서 내가 바꾸고 생각해낸 것들을 기록해 뒀다가 후에 참고로 하기 위해서다. 나중에 그 기록들을 들춰보면서 ‘야, 이런 아이디어가 있었구나’ 하고 놀랄 때가 있다.

이 영화의 감독 J.C. 챈도르의 다른 영화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챈도르의 영화여서 출연했다. 나는 감독에 의해서 영화를 판단한다. 그가 만든 ‘모스트 바이얼런트 이어’와 ‘올 이즈 로스트’ 및 ‘마진 콜’ 등은 모두 완전히 다른 영화들이다. 그는 매번 다른 주제와 장르를 탐구하는데 나는 그 점을 존경한다. 그는 결코 영화에 나오는 사람을 창피하게 하는 영화를 만들지 않는 사람으로 연기와 작품 선정에 있어 모두 탁월한 감각을 지닌 사람이다. 내가 그에게 끌린 이유는 그의 탁월한 식견과 인내 그리고 상세한 부분에 관해서까지 기울이는 주의력 때문이다.

돈에 대한 당신의 씀씀이는 어떤가.

난 돈에 관해서 매우 관대한 편이다. 난 남을 돕기를 좋아해 그런 목적을 위해 돈을 많이 썼다. 돈이란 쌓아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은 나눌 때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수지균형은 맞춰야 한다. 아이들을 가진 뒤로 나는 날 위해 돈을 덜 쓴다. 요즘 들어 값비싼 물건을 사본 적이 없다. 가능한 한 돈을 책임 있게 쓰려고 한다. 돈에 대해서만 신경을 쓰다보면 결코 참된 만족을 얻을 수가 없다.

5명의 주연 배우들 중에서 이젠 당신이 가장 나이 먹은 사람이 된 소감이 어떤가.

그냥 나이 먹어 보일 뿐이다. 그러나 사실 다소 놀랐다. 그래서 긴 수염도 깎았다. 나이는 문제가 안 된다. 내가 함께 일하고 싶었고 또 존경하는 그들과 함께 일한 것이야말로 행운이다. 그들은 멋진 사람들로 결코 날 나이 먹은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았고 또 나도 그렇게 느꼈다.

2019년의 당신의 꿈과 희망은 무엇인지.

매우 낙관적이요 희망에 찬 해가 될 것이다. 나는 삶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나는 헌신과 다짐 그리고 근면이 우리의 삶을 보다 부유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도 배웠다. 당신이 무엇에 투자하느냐에 따라서 당신의 삶의 결과가 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난 올 해 내 최선을 다 하겠다. 난 행운아다. 잘 자라는 아이들과 그들의 훌륭한 어머니가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내가 존경하는 사람들과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행운이다. 그런 행운이 지속되기만을 바란다.

영화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영화가 계속 강세를 보이기를 바란다. 작년에도 영화는 흥행이 잘 됐고 흥미 있는 것들이 많았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사람들이 다양한 영화를 본다기보다 어떤 한 부류의 영화만을 선호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외면당하는 장르의 영화들은 스트리밍이나 케이블 쪽으로 이동하게 마련이다. 이것이 할리우드가 맞고 있는 새로운 현상이다. 사람들은 대규모의 특수효과가 있는 스펙타클영화와 입체영화를 좋아한다. 사람들이 방에서 얘기를 하는 영화라면 사람들은 케이블이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집에서 보려고 한다. 영화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어 나로선 그 미래를 뭐라고 예측하기가 힘들다.   
       

아이들과 어떻게 지내는가.

아이들로 인해 다방면으로 새로운 것을 보게 된다. 우린 많은 시간을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 얘기한다. 아이들이 현 정세에 관해 물을 때면 그에 대한 설명을 찾으면서 내가 기존에 갖고 있던 생각들을 재평가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늙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는 아이들이 듣는 음악을 들을 때다. 저게 도대체 무슨 음악이지 하고 자문하곤 한다. 그리고 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다. 따라서 요즘에는 과거와 전연 다른 문학서적을 읽고 있다. 아이들의 책은 재미있다. 또 아이들은 정치와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난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정직하게 얘기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당신을 깊은 감동에 잠기게 한 최근의 예술작품은 무엇인가.

얼마 전에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를 봤는데 지금까지 계속해 영화의 인상이 날 떠나지 않고 붙잡고 있다. 전연 기대하지 않았던 강렬한 영향을 받았다. 나의 것과는 다른 문화와 경험과 환경에 관한 것으로 영화를 보고 그렇게 고통스럽고 또 통렬하게 공감할 줄은 몰랐다.

영화에서처럼 수천만 달러의 현찰을 손에 쥔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모르겠다. 난 운이 좋아 훌륭한 가족이 있고 내 직업에도 크게 만족한다. 따라서 난 ‘아 이것만 있다면 정말로 행복할 것인데’하고 생각하질 않는다. 부의 축적이라는 것은 일하면서 쉴 수 있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내겐 가장 중요하다.

복권을 사는지.

안 산다. 전에는 샀지만 이젠 아니다.                             

글 : 박흥진<한국일보 편집위원 / 할리웃 외신 기자 협회(HFPA)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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