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에게 특별한 마스터스

PGA 투어 4대 메이저 타이틀 가운데 후발주자인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특별하다. 1934년에 원년 대회를 열었다. 1943년-1945년 제2차 세계대전중에는 대회가 중단돼 올해 83회째였다. 4대 타이틀 가운데 유일하게 100년 역사가 되지 않는다. 5월16일 뉴욕의 베스페이지 스테이트 파크의 블랙 코스에서 열리는 PGA 챔피언십은 101회다. 6월의 US오픈 119회, 7월의 디 오픈 챔피언십은 149회째를 맞는다. 

4대 타이틀의 막내이면서도 마스터스는 최고 인기를 자랑한다. 유별나게 전통을 쌓았기 때문이다. 메이저 대회로는 유일하게 같은 대회장, 우승자에게 입혀주는 그린자킷, 대회 전날 벌어지는 파3 콘테스트, 아멘 코너(11번-13번홀) 등 마스터스만이 갖고 있는 전통이다. 대회를 주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폐쇄성도 유명하다. 흑인에게 1990년, 여성에게는 2002년 문호를 개방한 곳이다. 올해는 처음으로 여성 아마추어 대회를 열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는 제스처를 취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컨트리클럽이다. 보통 컨트리클럽은 멤버십을 신청하고 회원들이 만장일치로 받아 들인다. 그러나 이곳은 신청이 아니고 초대로 회원이 된다. 프로 출신 회원은 마스터스 최다 6회 우승자 잭 니클러스와 PGA 투어 시니어 골퍼인 존 해리스 2명뿐이다. 미국 대통령 출신으로 회원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유일했다. 아이젠하워는 골프광이었다. 코스에 ‘아이젠하워 연못’도 있다. 골프 코스도 10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만 개장한다. 철저한 관리로도 정평이 나있다. 마스터스 로고가 새겨진 용품은 이곳에서만 판매한다. 온라인 판매는 불허하고 있다. 대회 기간의 용품 판매만 5천만 달러를 웃돈다. 마스터스의 특별함이 드러난다. 

디 오픈 챔피언십으로 통하는 브리티시오픈 챔피언십이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그러나 선수들은 마스터스 출전과 우승을 고대한다. 선수뿐 아니라 골프팬들도 마스터스를 선호한다. TV 시청율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골프 TV의 역대 최고 시청율은 모두 마스터스다. 골프 역사상 최고 시청율을 찍은 1997년(14.1% 2,030만 명 시청) 마스터스는 우즈가 최연소(21세3개월14일)로 우승한 해다. 우즈는 당시 마스터스 사상 최저타인 18언더파로 첫 그린자킷을 입었다. 준우승을 거둔 톰 카이트와 무려 12타 차다. 모두 마스터스 기록이다. 우즈의 역대 최저타 18언더파는 2015년 조던 스피스와 타이를 이뤘다. 

지난 14일 우즈는 2005년 이후 14년 만에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드라마틱한 우승을 연출했다. 메이저 타이틀은 2008년 US오픈이후 11년 만이다. 골퍼로는 황혼길에 접어든 43세에 이룬 쾌거다. 그동안 7차례 허리 수술과 부상, 나이 등을 고려하면 기적이나 다름없다. 메이저 타이틀은 일반 PGA 투어와 선수들의 기량, 갤러리들의 열기, 심리적 압박감 등이 현저히 다르다. 개인적으로도 우즈의 크고 작은 부상과 젊은 선수들의 무서운 기세로 메이저 우승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망은 틀렸다. 스포츠 평론가들은 더 심하게 우즈의 추락을 당연하게 거론했다. 

우즈는 이번 우승 추가로 마스터스 5회, PGA 챔피언십 4회, US오픈, 디 오픈 챔피언십 각각 3회 등 메이저 15승을 작성했다. 마스터스의 우승으로 불가능했던 잭 니클러스의 메이저 최다 우승 18회 도전에 불씨를 살렸다. 

누구에게도 마찬가지이지만 우즈에게 마스터스는 각별하다. 1996년 프로에 데뷔해 이듬해 첫 메이저 우승을 이룬게 마스터스 토너먼트다. 최연소에 우승을 거둔 우즈는 그린베렛 출신 아버지 얼 우즈(2006년 작고)를 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22년이 흐른 지난 14일 우즈는 우승 후 아들 샴을 포옹하며 아버지로서의 바뀐 모습으로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올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아마추어를 포함해 22회 출전이었다. 프로가 된 뒤 마스터스에서는 단 한 번도 컷오프를 실패한 적이 없다. 다른 메이저 대회는 7차례 컷오프의 쓴 잔을 마셨다. 마스터스에 임하는 자세가 남달랐음을 알 수 있다. 대회가 벌어지기 전 우즈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코스가 머릿속에 그려져 있다고 했다. 

실제 라운딩에서도 나타났다. 최종일 12번(파3 155야드)과 우승을 결정지은 16번홀(파3 170야드)에서  이탈리아 프란체스카 몰리나리와 메이저에 강한 브룩스 켑카와 차이를 보였다. 우즈는 12번홀에서 깃대 오른쪽에 거리상으로는 멀지만 왼쪽에 안전하게 떨어뜨렸다. 몰리나리와 켑카는 깃대로 공략했으나 거리가 짧아 워터 헤저드로 빠졌다. 둘은 나란히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마스터스 사상 아멘코너 12번홀에서 더블 보기를 범한 선수가 우승한 적이 없다. 이어 16번홀에서 깃대의 오른쪽으로 공략해 볼이 내리막을 타는 절묘한 티샷을 했다. CBS의 닉 팔도는 12번, 16번홀에서의 공략을 “코스를 정확하게 꿰뚫은 경험에서 나온 샷이다”고 평했다. ‘골프 황제’로 복귀한 우즈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글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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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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