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이 1등을 이기는 법

‘달리기 시합 중에 2등을 제쳤다. 몇 등일까?’ 하고 갑자기 질문을 던져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1등이라고 대답한다. 틀렸다. 2등을 이겨봐야 2등이다. 1등은 정말 멀고도 먼 곳에 있나보다. 그러나 때론 쫓기는 1등보다 쫓는 2등이 오히려 다양한 방법으로 1등을 공략할 수가 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렌터카 업체<AVIS>이다. 1960년대 미국 렌터카 업체에서 <Hertz>가 시장점유율 1위였고, 2등인 AVIS와는 엄청난 차이라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말이 2등이지 AVIS는 고만고만한 3, 4위 업체들과 비슷한 규모였다. 1962년 AVIS는 이런 광고 문구를 내세웠다.

“우리는 2등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노력하고 열성적으로 일합니다.”
AVIS가 노린 것은 두 가지였다. 2등이라고 표현하면서 은연 중에 Hertz와 비슷한 규모의 회사로 보여지고 싶었고, 아직 1등이 아니기에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었던 것이다. AVIS의 2등 광고 전략은 Hertz에게 큰 타격을 입히기 시작하였고, 그 후 AVIS는 50년간 1등을 지속하게 되었다. 

요즘 한국에선 수제맥주 생산과 판매가 허용되면서 맥주 시장이 다양하면서도 혼잡해졌지만, 여전히 한국을 대표하는 맥주라면 누구나 <하이트>를 떠올릴 것이다. 

하이트의 전신은 <크라운 맥주>다. 크라운은 <OB맥주>에 밀려 만년 2등이라는 수모를 오랫동안 겪었다. 그 크라운이 1993년에 신제품을 출시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하이트 맥주>였다. 그런데 하이트 출시를 앞두고 회사 내부에서는 큰 갈등을 겪게 된다. ‘크라운 맥주라는 이름을 아예 빼버리자’라는 안건이 나온 것이다. 일반적으로 신제품이 나오면 라벨에 맥주 이름을 크게 부각시키고 작게나마 회사 이름이나 로고를 동반 게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크라운이라는 로고를 아예 넣지 말자는 아이디어는 사주의 자존심에 비수를 꽂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결국 하이트는 크라운이라는 딱지를 떼고 국내 처음으로 150m 지하 천연암반수로 만든 비열처리 맥주라는 점만을 크게 부각시키며 출시되었다. 소비자들은 크라운 맥주사가 만든 제품이라는 것을 몰랐기에, ‘2등 맥주회사’에서 만든 제품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신제품을 맛보게 되었다. 결국 하이트는 출시 10년도 되지 않아 100억병 판매라는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일제시대에 탄생하여 해방 후 <조선맥주>라는 이름으로, 그 후 <크라운 맥주>, <하이트 맥주>로 이름을 바꿨고, 지금은 <하이트 진로>라는 이름으로 명실공히 1등 주류회사가 되었다. 뒤쳐져있음을 인정했기에, 남모를 아픔을 견디며 발톱을 갈아야했던 2등 회사의 노력이 1등으로 만든 것이다.

 

광고대행사 AdSense 정재윤 대표  

글 : 정재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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