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소비 세계 1위 와이너리 1만여개 미국 와인의 역사

미국의 와인 산업은 지난 50년간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왔다. 1965년 미국내 와이너리의 숫자는 424개에 불과했는데 50여년이 지난 현재 1만1,500개가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같은 기간에 캘리포니아의 와이너리는 232개에서 4,600여개로 증가했다. 
 

미국에서 처음 와인이 생산된 것은 17세기 초 필그림이 몰려오면서부터였다. 이들은 미국의 야생 포도품종으로 와인을 만들었으나 맛이 형편없자 유럽에서 와인 포도묘목을 수입해 정성들여 재배했다. 그러나 유럽서 온 나무들은 대부분 미국 땅의 추위와 병충해에 대한 면역이 부족해 사멸했다. 유럽산 와인을 비싸게 수입해야 했던 미국인들은 점차 와인 대신 맥주와 위스키를 찾게 됐고 서서히 입맛도 변화했다.
 

약 150년이 지난 후 미 서부지역에서 와인 생산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주니페로 세라 신부가 1769년 멕시코를 통해 유럽 와인 품종을 들여왔는데 이 포도나무들이 성공해 캘리포니아 와인산업이 부흥한 것이다. 세라 신부는 캘리포니아 주에 설립된 21개 미션 중 9개를 세운 수도사로, 2015년 프란시스코 교황에 의해 성인으로 추대됐다.

1830년 LA에 첫 상업 와이너리가 생겼고, 1849 골드러시 이후 질 좋은 와인 생산이 폭발적인 증가했다. 당시 서부로 몰려온 이민자 유입으로 인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와인산업은 전성기를 맞았다. 1870년 필록세라(포도나무 진드기병)가 나파와 소노마에서 퍼져 한동안 와인산업이 주춤하기도 했으나 20년 후 문제가 해결되어 다시 붐을 이루기 시작했다.
 

이렇게 잘 나가던 캘리포니아 와인업계가 철퇴를 맞은 것은 1906년 대지진과 금주령(1919~1933), 그리고 대공황(1929)의 잇단 타격 때문이다. 특히 금주령이 결정적인 악재였다. 그것만 아니었다면 세계의 와인 지도는 지금과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당시 캘리포니아에서 성업 중이던 커머셜 와이너리가 713개에 달했다니(위키피디아 자료) 그대로만 발전했다면 품질은 물론이고, 세계 최대, 최고 품질의 와인 생산국이 돼있을 것이다.
 

금주령 1933년 끝났을 때 와인산업 완전 황폐화돼있었다. 와인이라 해야 싸구려 와인이 양조됐고 사람들은 달짝지근한 디저트와인을 찾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질 좋은 와인의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 1960~70년대 이후로, 새로운 테크놀러지의 사용과 연구로 양조의 수준도 향상됐다. 
 

여기에 방점을 찍은 것이 1976년의 ‘파리의 심판’이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나파 밸리의 와인 대 프랑스 보르도 및 부르고뉴 와인이 맛을 겨룬 이 대회에서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모두 나파 밸리 산이 1위를 차지한 후 캘리포니아 와인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1980년대 이후 와이너리 늘어나고 장비와 기술, 다양한 품종과 아이디어를 갖추면서 가주 와인산업에 장족의 발전과 급속한 팽창이 이루어졌다. 그러다가 1991년 TV 방송(Sixty Minutes)에서 레드와인을 많이 마시는 프랑스 인들이 심장병이 현저하게 낮다는 ‘프렌치 패러독스’를 방영한 이후 미국인들 사이에 와인 붐이 일어났고, 이 추세는 글로벌 와인 문화의 확산과 더불어 와인 생산이 크게 증가하고 질적으로 놀라운 향상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2015년 현재 미국은 와인 생산으로는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이 생산하고, 와인 소비에서는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유럽의 와인 종주국들보다 인구가 많아서 소비량이 높을 것이다.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에 이어 중국이 5위 소비국인걸 보아도 알 수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가 90% 이상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고, 이어서 워싱턴, 뉴욕, 오레건이 많이 생산하는 주이다. 이 외에도 버지니아, 텍사스, 오하이오, 뉴저지, 펜실베니아, 미시건, 미주리에서도 괜찮은 와인이 나오고 있다.

글 :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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