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르브론 제임스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최다 우승 팀은 뉴욕 양키스다. 27차례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NHL 스탠리컵은 캐나다의 자존심 몬트리올 캐너디언스로 24회 우승을 맛봤다. 그러나 최근들어 미국 프랜차이즈들의 강세로 1993년 이후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캐나다 프랜차이즈의 마지막 우승이기도 하다. 하키 종주국 캐나다인들의 자존심이 몹시 구겨져있다.

NBA 최다 우승은 보스턴 셀틱스로 17차례 일궈냈다. 그 뒤를 잇는 게 LA 레이커스다. 16번 우승했다. 

수퍼보울은 1967년에 출범해 최다 우승은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공동 6차례다. 

4대 메이저 종목 명문 팀들의 공통점은 수 많은 우승뿐 아니라 늘 강팀을 유지하면서 플레이오프에 단골로 진출했다는 점이다. 

몬트리올 캐너디언스의 플레이오프 ‘노 쇼’는 3년이 최장이다. 최근의 ‘노 플레이오프’는 1999-2001년 3년 연속이었다. 

뉴욕 양키스는 4대 메이저 종목의 팀 가운데 최다 우승팀이다. 미국 프로 스포츠를 대표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양키스는 1973년 ‘보스’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가 구단을 인수한 뒤 1982년부터 1994년 무려 13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며 암흑기를 거친다. 

농구 최대 명문 보스턴 셀틱스는 ‘백인의 우상’ 래리 버드 은퇴 후 1996년-2001년 6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다. 최장 기간이었다. LA 레이커스는 지난해까지 구단 창단이래 최장 5년 연속 ‘플레이오프 노 쇼’의 희생양이 됐다. 수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의 기량 쇠퇴 및 은퇴 시기와 맞물렸던 레이커스는 세대교체에 실패했다. 

2013년 제리 버스 구단주의 사망으로 오너십을 물려 받은 아들 짐 버스의 판단 미스로 명문 구단의 대를 잇는데 실패했다. 결국 누이 동생 지니 버스와의 경영권 다툼에서 패하고 물러났다. 지니 버스는 현재 레이커스의 경영 전권을 쥐고 있는 대표다. 2017년 2월 오빠 체제를 물리친 뒤 레이커스의 레전더리 매직 존슨을 농구단 사장으로 임명했고, NBA의 수퍼에이전트 롭 펠킨카를 제네널매니저로 영입했다. 미시건 대학의 농구 선수 출신이었던 펠린카는 모교 로스쿨과 MBA도 거친 인재다. 

지니 버스 사장, 매직 존슨 농구단 사장과 펠린카 GM의 첫 번째 우승 대형 프로젝트가 현역 최고 선수 르브론 제임스의 FA 계약이다. 레이커스는 공룡 센터 샤킬 오닐의 FA  계약으로 NBA 3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물론 팀에서 성장한 코비 브라이언트와 오닐 듀오의 합작품이다. 2009년, 2010년 2연패에는 멤피스 그리즐리스에서 트레이드한 센터 파우 가솔이 가세가 결정적이었다. 

2018-2019시즌 레이커스는 FA 계약과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로 5년 연속 플레이오프 노 쇼를 털어내고 단박에 우승을 향한 단계를 시도했다. FA 계약은 현역 최고 르브론 제임스였고, 대형 트레이드는 뉴올리언스 펠리칸스 파워포워드 앤서니 데이비스였다. 그러나 이 트레이드가 불발되면서 레이커스는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잔여 경기 일정을 고려하면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희박하다. 성적 부진의 책임이 수퍼스타 르브론에게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르브론은 “전력을 분산시킨 게 구단이다”며 총부리를 구단으로 향했다. 

르브론의 가세에도 불구하고 레이커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다면 젊은 루크 윌튼 감독도 시즌 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르브론은 2003년 NBA에 입문한 뒤 데뷔 두 시즌을 제외하고 13년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랐다. 2010년 마이애미 히트로 이적한 뒤에는 8년 연속 파이널에 진출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시즌 전 ESPN의 농구 해설자 스테펀 A 스미스는 전문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레이커스의 파이널 진출을 전망했다. 르브론의 가세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월 약체 뉴올리언스 펠리칸스, 멤피스 그리즐리스에 잇달아 원정에서 패하면서 플레이오프도 불가능하다고 전망을 수정했다. 아울러 서부 컨퍼런스 10위에 머물며 플레이오프 노 쇼의 책임은 전적으로 르브론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야구는 오프시즌 에이스급이나 수퍼스타 강타자를 영입해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LA 에인절스는 2012년 10년 2억5400만 달러에 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앨버트 푸홀스의 영입에도 가을 야구에 참가하지 못했다. 2012년 이후 푸홀스가 에인절스에 있는 동안 2014년 딱 한 차례 가을 야구를 치렀다. 

하지만 농구는 다르다. 최고 선수 영입은 곧바로 플레이오프 진출과 직결된다. 수퍼스타는 승패의 열쇠를 쥐고 있다. 레이커스는 르브론에게 그 기대를 걸고 거액을 투자했다. 르브론이 잔여 시즌에 기적을 연출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관전포인트다. 

 

글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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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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