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의 야구 대표팀 컴백

한국 스포츠의 메이저 종목은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이다. 역대 올림픽 구기 종목에서 남여 통틀어 메달을 처음 획득한 게 여자 배구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사상 처음 동메달을 땄다. 일본 여자 배구는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배구는 도쿄 올림픽 때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일본은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사상 두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일본은 1976년 몬트리올 이후에는 두 차례 동메달에 그쳤다. 만리장성 중국과 세계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국 스포츠의 이정표를 대부분 여성들이 이끌었듯 구기 종목 첫 금메달도 여자 핸드볼이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올림픽, 세계선수권 대회를 통틀어 최초의 우승은 1973년 사라예보에서의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이다. 

핸드볼은 국내에서 비인기 종목이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은메달로 시동을 건 여자 핸드볼 팀은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구기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수상했고, 여세를 몰아 1992년 바르셀로나에서 우승으로 올림픽 2연패를 차지했다. 임순례 감독이 연출한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핸드볼 대표팀의 스토리를 그린 스포츠 영화다. 

남자는 올림픽 구기 종목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농구와 배구는 미국 또는 유럽 선수들과 신장, 파워의 차이가 워낙 커 메달 획득 가능성이 낮다. 남자의 구기 종목 메달은 야구와 축구뿐이다. 야구는 남자 종목으로 사상 처음 동메달과 금메달을 따냈다.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에서 사상 처음 동메달을 땄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강호 미국, 쿠바를 잇달아 격파하고 우승으로 금메달의 금자탑을 세웠다. 축구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이 유일한 메달이다.  

야구가 올림픽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종목 자체가 완전 글로벌화돼 있지 않은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유럽은 야국가 사실상 불모지다. 프로야구가 뿌리를 내린 한국으로서는 유리한 입장이다. 야구는 올림픽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메이저 종목으로는 가장 늦게 정식으로 채택됐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사라졌다. 올림픽에서 5차례 대회만 치렀다. 2020년 일본이 두 번째 하계올림픽 개최국이 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다시 정식 종목으로 편입된 것. 일본의 국기는 야구다. 소프트볼도 여자 종목으로 야구와 함께 복원됐다. 

야구가 올림픽에서의 위상이 흔들리는 이유는 미국 대표팀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야구의 본고장 미국 메이저리그 멤버들의 올림픽 출전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 올림픽도 상업화돼 있다. 더 이상 아마추어리즘을 추구하지 않는다. 골프가 2016년 브라질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유도 인기몰이를 하는 타이거 우즈의 영향이 컸다. 골프도 글로벌 스포츠로는 미흡한 편이다. 

미국은 올림픽에 메이저리그 선수를 선발하지 못한다. 시즌을 잠시 멈춰야 하고 노조들이 반대한다. 올림픽 기간에 시즌을 중단하고 메이저리그 선수를 출전시킨다면 야구의 위상과 인기는 급상승한다. 메이저리그의 젖줄인 중남미 국가들도 동참할 수 있다. 야구가 도쿄 올림픽 이후에도 정식 종목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지난 달 29일 한국야구위원회는 야구 대표팀 감독으로 KBO 리그 전 NC 다이노스의 김경문(60)을 선임했다. 야구는 2017년 KBO 구본능 총재 시절 처음으로 전임 감독제를 채택하고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을 사령탑에 앉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LG 유격수 오지환의 대표팀 발탁이 거센 후폭풍이 일어나면서 스스로 물러났다. 전 국보급 투수 선동열 감독의 사임에는 KBO 정운찬 총재의 국회 국정조사에서의 무소신이 결정적이었다. 물론 국정조사를 주도한 손혜원 국회의원도 야구팬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김경문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구기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이끈 사령탑이다. 김 감독은 대회 동안 종종 야구 이론과는 동떨어진 작전으로 야구인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준결승에서 일본을 6-2, 결승전에서 쿠바를 3-2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김경문 감독에게 붙은 호칭이 ‘운장(運將)’이었다. 비상식적인 작전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이겼기 때문이다. 승운이 그를 지켜줬다. 김 감독은  구기 종목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대한민국에 안겼지만 정작 프로야구 감독 12년 동안  한국시리즈 정상은 밟아 보지 못했다. 

역대 5차례 올림픽에서 쿠바 3회, 한국 미국이 각각 1회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은 자국내에서 벌어지는 2020년 올림픽 야구에서만큼은 무조건 목표 금메달이다.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한 그가 12년 만에 일본 도쿄에서 기적의 운발을 발휘할 수 있을지 벌써 흥미롭다. 

글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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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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