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로제·카버네 프랑·슈넹 블랑 뜬다 2019 와인 트렌드



와인의 세계는 늘 변한다. 마시는 세대가 계속 달라지고, 와인문화는 갈수록 글로벌해지고 있으며, 생산과 유통의 주체인 와인 업계 역시 스스로 진화하며 새로운 유행과 컬처를 창조해내기 때문이다. 2019년에는 어떤 와인이 뜨고 어떤 와인이 지며 어떤 변화가 있을까? 월스트릿 저널이 예상한 올해의 와인 트렌드를 정리해본다.  


카버네 소비뇽보다 카버네 프랑

레드와인의 가장 유명한 품종인 카버네 소비뇽은 부모가 카버네 프랑과 소비뇽 블랑이다. 그러니까 두 품종이 굉장히 가깝고 비슷한 성질을 가졌는데, 카버네 소비뇽은 레드 와인의 여왕으로 군림하는 데 비해 카버네 프랑은 섞는 품종으로 많이 사용돼왔다. 

색이 연하고 태닌도 적은 편이지만 풍부한 과일향과 산도의 조화로운 균형, 부드러운 질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근년 들어 독자적인 와인으로 양조하는 곳과 애호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산타 바바라의 ‘호나타’(Jonata), 파소 로블스의 ‘저스틴’(Justin), 나파 밸리의 ‘샤펠레’(Chappellet)와 ‘블랙 버드’(Black Bird)가 맛있는 캡 프랑으로 유명하다.


로제가 진해진다

여름이면 연한 핑크빛의 프로방스 로제가 큰 인기를 끌어왔다. 이에 자극받은 세계 각지의 와인메이커들이 다양한 품종을 사용해 색과 맛이 진한 로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에 대한 호불호는 갈리는 편이지만 다크 로제는 계절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면서 여러 음식과 잘 매치된다는 점에서 밀레니얼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프랑스 타벨(Tavel) 산 로제가 훌륭한 모델이다.


영국산 스파클링 와인 등장

샴페인을 비롯한 발포성 와인의 인기가 크게 높아진 가운데 한동안 싸고 맛있는 이탈리아 산 프로세코(Prosecco)가 상종가를 쳤었다. 그러나 이에 질린 소비자들은 좀더 섬세한 맛의 스페인 산 카바(Cava)를 찾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영국 산 스파클링 와인이 서서히 마켓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비가 많이 오는 영국은 전통적으로 와인 소비국이지 생산국은 아니란 점에서 의외의 현상인데 전문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캔 와인 지고 매그넘 뜬다

지난 몇 년 동안 캔 와인이 엄청나게 유행했다. 적은 용량에 싸고 간편하고 들고 다니기 편해서 젊은이들의 피크닉과 파티에는 필수품목이 되었다. 

그러나 근래 와인서클에서 이에 못지않게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와인 2병 분량(1.5리터)의 매그넘(Magnum)이다. 매그넘은 수퍼마켓에서 파는 대용량 저그 와인이 아니다. 모든 와이너리가 매그넘을 생산하는 것도 아니고, 품질이 수준 이상인 와인 중에서 오래 숙성할 수 있고 소장할 가치가 있을 때만 매그넘 혹은 그보다 더 큰 용량의 병에 담겨 출시되는 것이다. 

매그넘은 여러 사람이 모인 파티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우선 병 사이즈가 특별한 존재감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매그넘은 장기 숙성용 레드 와인에 훨씬 많지만 독일산 리즐링이나 샤도네 가운데서도 찾을 수 있다.


소비뇽 블랑보다 슈넹 블랑

상큼하고 개운한 맛의 소비뇽 블랑은 이제 샤도네보다 더 많이 찾는 화이트 와인이 되었다. 프랑스의 루아르 밸리가 원산지인 소비뇽 블랑은 뉴질랜드와 나파 밸리를 비롯해 세계 어디서나 많이 나오는데 지역이 달라도 거의 비슷한 맛을 표현한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에 새로운 맛을 찾는 사람들이 최근 주목하는 화이트 와인이 슈넹 블랑(Chenin Blanc)이다. 원산지는 프랑스 부브레와 앙주이지만 지금은 남아공화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이 와인은 카멜레온처럼 다양하게 변신하며 색다른 맛을 표현하는 특징이 있다. 양조법에 따라 드라이 와인, 스윗 와인, 스파클링 와인 등 여러 종류가 나오는데 가격도 착한 편이다.

 

글 :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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