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리타 힐스 Brewer Clifton 피노 누아와 샤도네로 ‘우뚝’

로스 올리보스의 테이스팅 룸


산타 바바라 와인컨트리는 LA에서 가깝기 때문에 오히려 자주 안 가게 되는 곳이다. 마음만 먹으면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다는 생각에 계속 다음으로 미룬 것이 벌써 몇 년째. 하여 지난 연말 하루 짬을 내어 가볍게 다녀왔다. 무리하지 않으려고 테이스팅 룸을 두 곳만 들렀더니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에 또 가면 된다고 또 다시 레인첵을 적어두었다.

산타 바바라의 와인산지는 보통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산타 바바라 다운타운에서 30분 이상 북쪽으로 올라가야 나온다. 재미있는 와인영화 ‘사이드웨이즈’(Sideways, 2004)가 이곳을 배경으로 찍었기 때문에 다니다보면 영화에 나오는 지명과 와이너리들, 식당, 심지어 타조농장까지 지나치게 돼 굉장히 반갑고 친밀감이 느껴진다. 
 

태평양 서부 해안이 가깝고 산과 계곡이 많아 바닷바람과 안개가 흐르는 기후 탓에 캘리포니아의 포도재배지역 가운데 가장 서늘한 곳으로 꼽힌다. 따라서 피노 누아와 샤도네가 잘되고, 포도열매가 서서히 오랫동안 익어가면서 산도와 태닌과 풍미가 충분히 들기 때문에 품질 좋은 와인이 생산될 여건이 충분한 곳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지역의 많은 와이너리들은 관광객과 대중의 기호를 따라가느라 캘리포니아의 유명 와인산지들 중에서 가장 와인 맛이 떨어지는 곳으로 여겨져왔다. 풍광이 아름답고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자주 찾지 않았던 이유에는 그것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요즘 산타 바바라 와인 컨트리에는 진지한 와인메이커들이 점점 많아져 생산량은 많지 않아도 자기 철학이 담긴 반짝이는 와인을 만드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멋진 테이스팅 룸이나 와이너리 건축물은 없어도 좋은 와인에 대한 열정과 패기, 다양한 경험과 정보를 가진 젊은 와인메이커들이 새롭고 신선한 와인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브루어 클리프턴의 와인들


그중 한 곳이 브루어 클리프턴(Brewer Clifton)이다. 산타 리타 힐스(Sta. Rita Hills)에 위치한 이 와이너리는 100% 자기네 포도밭에서 나온 열매로만 와인을 양조하고 있는데 2014년 와인 스펙테이터가 뽑은 100대 와인에서 이곳 피노 누아(2012 Pinot Noir Sta. Rita Hills)가 8위를 차지하면서 업계를 깜짝 놀래켰다. 산타 바바라에서 나온 와인이 WS 탑텐에 진입한 것이 처음이었으니 이 지역의 잠재력이 이제야 제대로 개발되고 평가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렉 브루어와 스티브 클리프턴이 1995년 설립한 이 와이너리는 프랑스 버건디 지방의 샤도네와 피노 누아를 오마주하면서 거기에 캘리포니아 특유의 스타일을 살려내는 양조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와인메이커 그렉 브루어는 2003년 와인 스펙테이터가 ‘캘리포니아의 뉴 페이스’로 커버에 소개했을 정도로 역량을 인정받고 있으며, 매년 생산되는 와인이 수많은 와인 비평가들로부터 탁월하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이 와이너리는 특히 농지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각 산지에 가장 적합한 포도 농법을 사용한다. 그리고 거기서 수확된 포도를 사람이나 기계의 개입을 가장 줄인 자연적인 상태로 발효시키고 양조함으로써 포도밭이 키워낸 가장 ‘자연적으로 우수한’ 와인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특이한 것은 피노 누아 포도를 송이째 발효시키는 양조법으로, 그렇게 함으로써 가지로부터 구조감과 태닌, 깊이와 복합성을 얻어내고 있다. 
 

브루어 클리프턴은 싱글 비녀드 샤도네 3종(36~65달러)과 피노 누아 6종(40~80달러)을 생산하고 있으며 두 군데서 테이스팅 할 수 있다. 롬폭에 있는 와이너리에서는 예약에 한해 시음할 수 있고, 로스 올리보스에 있는 테이스팅 룸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고 있다. 25달러에 샤도네 2종과 피노 누아 3종을 시음할 수 있다. 


brewerclifton.com

글 :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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