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사기 어려워요” 구매요령

도움 청하고, 사진 찍고, 온라인 이용

On April 6, 2018

 
 



“와인 사러 가는데 좋은 와인 좀 추천해주세요”

자주 듣는 질문이고, 가장 난감한 질문이다. 와인을 사러 어디로 가는 것이며, 예산이 얼마인지, 누가 어떤 경우에 마실 것인지를 모르는데 무슨 와인을 추천할 수 있을까.

요즘 와인을 많이들 마시고, 거의 모든 사교모임에는 빼놓지 않고 와인이 등장하지만, 와인샵에 가서 와인을 고르고 사는 일은 누구에게나 만만치 않다.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종류가 너무 많고, 가격 차이는 엄청나고, 레이블만 봐서는 맛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웨스트 LA에 있는 와인하우스(Wine House)는 취급하는 샤도네가 500여종, 카버네 소비뇽 400여종, 피노 누아가 약 800종에 달한다. 할리웃 등 3개점이 있는 K&L 와인샵은 이보다 한층 더 해서 카버네 소비뇽 2,500종, 피노 누아 1,600여종, 샤도네 800종이 넘는다.

진열대 한쪽 벽 전체가 보르도로 가득 차있다면 선물용 와인 한병을 사러 간 사람이 그 앞에서 어떤 기분이 될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그런 당혹감은 사실 와인애호가는 물론이고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수많은 와인에 매년 새로운 빈티지가 추가되는데다,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와이너리와 새로운 품종 및 블렌드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 그럼 이렇게 광대한 와인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 큰 도움은 안 되겠지만 경험에 의거하여 몇가지 팁을 정리해보았다.

 



 

1. 좋은 와인샵을 찾는다

수퍼마켓 와인 섹션도 꽤 크지만 이런 곳에서는 아주 대중적인 브랜드 외에는 취급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전문성을 갖춘 곳, 자기와 궁합이 맞는 와인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와인샵은 주인이나 구매담당자의 취향에 따라 셀렉션이 크게 다르다. 프랜차이즈 마켓들인 코스코, 홀푸즈, 브리스톨 팜스, 코스트 플러스, 트레이더 조스도 다녀보면 각자 개성이 뚜렷한 것을 알 수 있다. 또 마진을 붙이는 폭도 다르므로 싼 곳을 찾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개인적인 견해로 인테리어가 너무 깨끗하고 말쑥한 곳보다는 와인 박스들이 여기저기 쌓인 창고 같은 분위기가 더 믿을만하다. 절대로 가지 말아야 할 곳은 실내온도가 따뜻한 곳, 모든 와인 병이 서있는 곳, 와인 병에 먼지가 앉아있는 곳이다.

2. 도움을 청한다

모르면 묻는 것이 최선이다. 와인 전문샵의 직원들은 대부분 와인 전문가 뺨치는 경험과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리고 와인 러버들은 대개 자기가 아는 것을 나누고 자랑하고 도와주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주저하지 말고 도움을 청하되, 직원이 친절하지 않은 와인샵이라면 돌아볼 것도 없이 나와서 다른 곳을 찾는 것이 좋다.

3. 구체적으로 찾는다

레드 와인인지 화이트 와인인지, 선물용인지 자기가 마실 것인지, 에브리데이 와인인지 특별한 경우를 위한 것인지, 어떤 음식과 매치하려 하는지, 가격대는 얼만지 등등 구체적일수록 선택이 쉬워진다.

4. 사인을 활용한다

전문 와인샵에 가보면 곳곳에 와인의 특징을 설명하는 간단한 사인이 붙어있다. 특정 와인 홍보를 위해 홀세일에서 붙여놓은 것도 있고, 와인샵에서 직접 테이스팅하여 손 글씨로 쓴 것도 있다. 홍보용이긴 해도 꽤 도움되는 정보들을 담고 있고, 그 중에서도 스태프 픽(staff pick) 혹은 ‘스태프 셀렉션’이라고 표시된 것은 업소의 자존심을 건 선택이므로 실패할 확률이 적다.

5. 사진을 찍는다

요즘은 소셜미디어 때문에 식당에서 음식사진을 찍는 것이 흔한 풍경이다. 와인도 마찬가지로 맛있으면 레이블을 찍어둔다. 식당뿐 아니라 어디서든 맛있는 와인이다 싶으면 무조건 찍고 본다. 와인샵에 갔을 때 직원에게 보여주면 똑같은 게 없어도 비슷한 와인을 찾아줄 것이다.

6. 온라인을 이용한다

주요 와인샵은 거의 다 웹사이트가 있고, 그 안에서 모든 정보를 공유하므로 와인 리스트와 가격을 온라인으로 점검한 뒤 가보는 것이 좋다. 또 온라인상에서 수많은 와인 리뷰와 정보를 찾아볼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이용하기를 권한다.

글 :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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