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식

얼마전 SNS를 통해 너무나 가슴 뭉클한 영상물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어느 햇살이 좋은 야외에서 마치 금혼식을 올리는 듯, 나이가 지긋한 부부가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입장을 합니다.

그리고 그 뒤를 두 딸이, 또 그 부부가 몇 십년 살아오면서 함께한 친구들이 그 부부와 만난 순서대로 행렬에 조인을 합니다. 눈부신 햇살 속에 너무도 아름다운 긴 행렬입니다. 중앙에 함께 서서 친지들을 바라보며 하나하나 눈 인사를 보내는 부부, 두 사람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끊이지 않습니다.

딱히 주례는 따로 없고, 남편이 옆에 있는 부인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지나간 세월 속에, 알게 모르게 아내에게 상처를 주었고, 이를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이제 서로를 떠나 보낸다고 부인 또한 미소로 남편을 쳐다보며, 서로 좋았던 기억들을 간직한 채, 서로의 길을 간다고 너무나 충격적이게도, 이 영상물은 부부의 금혼식이 아니라, ‘DIVORCE CEREMONY’ 즉 ‘이혼식’ 이었습니다.

이 부부는 30여년을 함께 했고, 그들이 처음 맺어진 그 때처럼, 그렇게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그들의 헤어짐을 CELEBRATE하는 식이었습니다. 부부의 인사말이 끝나자, 두 딸의 얼굴이 나란히 담긴 커다란 현수막이 높이 올라가고, 그 현수막을 가위로 잘라서 두 딸이 떨어져 각각 하나가 되더니, 다시 그 두 쪽을 핀으로 꿰매어 또 다시 하나의 현수막으로 이어지자 모두가 박수를 치고 환호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부부는 헤어지나 그들의 자녀를 통해 늘 부모로 하나가 되어 살아갈 것을 약속하는 듯 했습니다. 지난 23년간 매일 이혼을 하는 변호사로 지내왔지만, 이렇게 마음 뜨거워지는 이혼의 장면은 처음 이었습니다.
 

자, 이제 우리 아이들이 기다리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옵니다. 이혼을 한 많은 분들에게는 HOLIDAYS SEASON이 그렇게 즐겁고 유쾌하지만은 않습니다. ‘금년에는 내가 크리스마스 때 애들 좀 보자’, ‘흥, 어림도 없는 소리, 우리 스키 타러 벌써 다 예약 되어있어’, 우리 한인 이혼 사례에 많이 등장하는 얘기 입니다.

12월이 되면, 이혼이 끝나고도 자녀 방문 스케줄 분쟁 때문에 법원에 뻔질나게 드나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아이들을 가운데 놓고 서로 팽팽히 잡아당기는 부모들을 위해, 법원은 홀 수 해에는 아빠가, 짝 수 해에는 엄마가, 번갈아 가며 크리스마스를 자녀와 보내라 하기도 하고, 방학이나 기타 할러데이를 정확히 반으로 나누어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판사가 땅땅 뚜드려 주는 명령 대신, 부모로서는 영원히 헤어질 수 없는 관계, 아이들을 위해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협조하며 그렇게 할러데이를 따뜻하게 보내면 어떨까요? 
 

신혜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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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혜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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