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4월19~22일

두다멜 연주로 듣는다

On March 20, 2018
 


사진 Steve Scofield

 

환희여, 신의 아름다운 광채여

낙원의 딸들이여

우리는 빛이 가득한 곳으로 들어간다

성스러운 신전으로

가혹한 현실이 갈라놓은 자들을

신비로운 그대의 힘으로 다시 결합시킨다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된다

그대의 고요한 날개가 머무르는 곳에

위대한 하늘의 선물을 받은 자여

진실된 우정을 얻은 자여

여성의 따뜻한 사랑을 얻은 자여

다 함께 모여 환희의 노래를 부르자


‘환희의 송가’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베토벤의 유명한 9번 교향곡 4악장에 나오는, 머리카락이 쭈뼛 서도록 전율이 느껴지는 ‘합창’의 노래다.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구절로 인류의 화합과 사랑의 환희를 노래한 이 교향곡은 서양음악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의 하나로 꼽히며,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음악이다.
 

루트비히 반 베토벤의 심포니 9번(d단조 Op.125)은 그가 청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에서 작곡한 작품이며 8번 이후 11년 만인 1824년에 내놓은 교향곡으로, 기법, 양식, 정신면에서 커다란 변화가 느껴지는 대작이다.

사람의 목소리, 즉 성악을 교향곡에 도입한 최초의 작품이며, 당시로서는 최대 규모의 관현악 편성이었고, 연주시간이 1시간을 훌쩍 넘는 사상 초유의 대작이었다. 빈에서 초연됐을 때는 5회의 기립박수를 받는 등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으나, 워낙 규모가 크고 난이도가 높다하여 베토벤 생전에는 몇차례 연주되지 않았고 그나마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런데 당시 ‘연주 불가능한 곡’이라고들 했던 이 음악은 지금은 관현악 편성을 더 확대해 더 큰 규모로 연주하고 있으며, 가장 위대한 순간이나 축하와 승리의 기쁨을 나눌 때, 또한 송년음악회의 단골 레퍼토리로 사랑받고 있다.
 

9번 교향곡은 언제 들어도 좋지만 라이브 연주로 들을 때면 그 감동이 몇배로 증폭된다. 1~3악장도 모두 웅장하고 아름답지만 4악장에서 4명의 독창자들과 대규모 합창단이 함께 하는 ‘환희의 송가’ 피날레는 잊을 수 없는 순간을 선사한다.

지난 200년 동안 이 교향곡에 뛰어난 연주를 보인 지휘자들은 수없이 많지만, 여기에 구스타보 두다멜을 추가해도 전혀 모자람이 없을 거 같다. 2009년 LA 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취임하면서 그가 가진 데뷔 연주회가 바로 할리웃보울에서 열었던 무료 콘서트, LA 합창단들의 연합무대였던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이었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나 한층 성숙해진 두다멜 지휘의 베토벤 ‘합창’ 교향곡이 4월19~22일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연주된다. 소프라노 줄리아나 디 지아코모, 메조소프라노 제니퍼 존슨 카노, 테너 마이클 쾨니그, 베이스바리톤 다보네 타인스와 LA 매스터코랄이 출연한다.
 

이 음악회에서는 레너드 번스타인의 합창 대곡 ‘치체스터 시편’(Chichester Psalms)도 연주된다. 영국 치체스터 성당의 의뢰로 1965년 완성된 이 곡은 히브리 원어로 시편 100편과 108편(1부), 2편과 23편(2부), 131편과 133편(3부)을 노래한다. 번스타인의 유대인 정체성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작품이며, 세계 초연은 번스타인의 뉴욕 필하모닉 지휘로 이루어졌다.

4월19~22일 4회 콘서트 중 20일은 베토벤 9번 심포니만 연주된다.



www.laphil.com (323)850-2000

111 S. Grand Ave. LA, CA 90012


글 :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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