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트, 코칭스태프
물갈이 된 다저스



LA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참패 후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됐다. 최대 이슈로 꼽힌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옵트아웃을 사용하지 않고 다저스 잔류와 함께 3년 9,300만 달러 계약으로 일단락됐다. 류현진을 포함한 7명의 프리에이전트들은 팀을 떠나고 새로운 선수들이 이 자리를 메울 전망이다.

오프시즌 최대 관건은 불펜 강화다. 밀워키 브루어스와 챔피언십시리즈, 보스턴 레드삭스와 월드시리즈에서 다저스 불펜은 매우 취약했다. 특히 밀워키와 보스턴 불펜은 평균 96마일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는 진용으로 짜여 있어 다저스와 대비를 이뤘다. 다저스에서 직구 평균 구속 96마일 이상을 지속적으로 던진 투수는 루키 선발 워커 뷸러 뿐이었다. 
 

오프시즌 후 구단의 물갈이는 1차적으로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에서 시작됐다. 3루코치 크리스 우드워드는 추신수가 속한 텍사스 레인저스 감독으로 영전됐다. 그라운드의 럭비공 야시엘 푸이그가 가장 따랐던 터너 워드 타격코치는 신시내티 레즈로 이전했다. 우드워드와 터너는 데이브 로버츠가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3년 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밑거름이 됐다. 
 

메이저리그 코치들은 연봉이 매우 저렴하다. 감독을 비롯해 코치들의 연봉이 공개되지 않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과 너무 큰차이를 보인다. 상대적 박탈감을 일으킬 정도로 싼 편이다. 포스트시즌 진출로 능력을 인정받은 터라 다저스보다 높은 연봉으로 이적했다.

‘물 들어올 때 노젓는다’고 자신의 몸값을 올릴 좋은 기회였다. 감독으로 영전된 42세의 우드와드의 경우 인터뷰에서부터 강력한 인상을 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치 뿐 아니라 메이저리그 내야수로 12년 경력을 갖고 있다. 텍사스의 2019시즌이 기대된다. 
 

우드워드와 워드 코치의 이적 외에 파르한 자이디 단장은 샌프란시스코 지이언츠의 베이스볼 오퍼레이션 사장으로 승진과 함께 떠났다. 앤드류 프리드먼 밑에서 GM을 역임한 뒤 이제는 라이벌 구단의 동급 사장으로 머리싸움을 하게 됐다. 자이디는 시즌 후 곧 바로 자이언츠 이적설이 돌았다.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프리드먼과 2018시즌 프리뷰 기자회견을 거쳐 다저스 잔류를 하는 듯했으나 사장으로 영입하자 주저없이 이적했다. 퍼키스탄 이민자 출신인 자이디는 MLB 프런트맨 가운데 가방끈이 가장 길다. 학부 MIT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버클리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자이언츠는 MLB에서 몇 안되는 올드스쿨 시스템을 유지한 구단이다. 감독 브루스 보치는 올드스쿨 타입으로 머니볼과는 거리가 멀다. 세이버 메트릭스 기록을 앞세우는 프리드먼과 비슷한 스타일의 자이디 사장이 올드스쿨 보치 감독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도 관심거리다. 보치는 통산 3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명예의 전당이 예약돼 있다. 
 

국내를 비롯해 한인 팬들은 월드시리즈 참패 후 데이브 로버츠를 해고해야 한다며 목청을 높인 게 사실이다. 그러나 월드시리즈에 2년 연속 진출한 터라 로버츠를 해고할 명분이 없었다. 2015년 11월 감독 초년병 계약을 맺어 연봉은 프리드먼 사장의 7분의 1 수준에도 미달됐다.

이번에 4년 재계약을 통해 연봉도 수직상승했다. 과연 재임 기간 동안 팬들의 숙원인 월드시리즈 우승을 LA 시민들에게 안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올 보스턴과의 월드시리즈에서 보여준 틀에 박힌 매치업과 투수 교체 방식으로는 어림도 없다. 위기 상황에서 감독의창의력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애리조나 팬들은 벌써 다저스에 저주가 내리고 있다고 놀려댄다. 저주는 2013년 지구 우승 세리머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다저스는 애리조나 체이스필드에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했다. 선수들은 체이스필드 외야의 수영장으로 들어가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러나 애리조나 구단과 팬들은 다저스 선수단의 비상식적 행동에 분노했다. 실제 타 구단의 사유물에 침입한 것이기 때문에 선수단의 행동은 비난받을 만했다. 이 때부터 애리조나의 저주가 시작됐다는 호사가들의 입방아다. 
 

스포츠에 저주는 숱하게 많다. 특히 날마다 경기를 치르는 야구는 저주의 역사로 이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카고 컵스는 ‘염소의 저주(빌리 고트)’를 무너뜨리는데 106년이 소요됐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1918년 도박에 연루된 블랙삭스 스캔들에 무려 88년을 시달려야 했다. 2005년에 우승했다. 뉴욕 양키스에 베이브 루스를 판 보스턴 레드삭스는 ‘밤비노의 저주’를 역사의 한 페이지로 넘기는데 86년이 걸렸다.

저주는 스멀스멀 파고들고 고비마다 고개를 쳐든다. 다저스는 1988년이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명문 구단으로 최근 수년 동안 팀연봉 1위를 고려하면 무관의 기간은 장기간이다.

야구계에서 로버츠는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로 평가받는다. 팬들은 여기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장 2019시즌 마법의 손을 발휘할 수 있을 지부터 지켜볼 일이다. 


글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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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문상열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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