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 싸게싸게


빨리빨리 싸게싸게, 우리 한인들의 정서를 대표하는 말 중의 하나 입니다. 이혼을 할 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김씨 부부 사례입니다. 김씨네는 10년전에 이혼을 했습니다. 당시 집과 비즈니스 가게가 있었는데, 아줌마는 애들과 함께 살기 위해 집을 가지고, 아저씨는 가게를 갖기로 하고 합의 이혼을 했습니다. 이미 합의도 했겠다, 돈도 아낄 겸, 아줌마 혼자서 저렴한 비용으로 아는 변호사를 통해 간단히 이혼 서류를 작성했습니다.

아저씨는 아줌마가 준비한 서류에 대충 싸인 하고 그렇게 이혼이 끝났습니다. 10여년이란 세월이 흘러 살던 집 값이 많이 올랐고, 애들도 다 커서 집을 떠났기에, 아줌마는 집을 팔고 그 돈으로 작은 샌드위치 가게 하나를 차렸습니다. 워낙 아줌마 솜씨도 좋고, 자리 목도 잘 잡아서, 샌드위치가 불티나게 팔리네요.

아줌마, 비로소, ‘아, 살 맛 난다’ 라며 하루하루 으쌰 으쌰 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줌마에게 서류가 하나 날라오네요. 뜯어보니 이혼이 끝난 지 10년이 지났는데, 다시 법원에 재판이 걸렸다네요. 아줌마, 급히 이혼 전문 변호사에게 뛰어갑니다. 

변호사가 서류를 검토해 보니, 10년 전 이혼 판결문에 재산 분배 조항이 없었다며, 전 남편 김씨 아저씨가 아줌마가 집 팔은 돈과 샌드위치 가게에 대해 권리를 청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네요.

아줌마, ‘아니 변호사님,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예전에 다른 변호사 하고 분명히 이혼 서류 다 만들었고, 이혼이 끝난 지 10년도 넘었는데, 이제 와서 무슨 재판을 해요?’

변호사, ‘10년 전 이혼 판결은 부부가 각자 SINGLE이 되었다는 판결문이고 재산 분배 명령에 대한 언급이 아예 없습니다’ 라고 단호하게 짚어 주네요. 아줌마, 10년 전에도 제대로 설명 한 번 듣지 못하고 덜컥 싸인 해버린 이혼 판결문을 넋이 나가 쳐다보네요.
 

자, 이혼 판결문에 하자가 있다고, 김씨 아저씨, 과연 집 팔은 돈, 샌드위치 가게, 그리 쉽게 낼름 다 빼앗을 수 있을까요? 그건 분명히 부당한 처사가 되겠죠. 하지만, 오늘의 포인트는 김씨네 재판 결과가 어떻게 될까?가 아니라, 10년전에, 제대로 꼼꼼히 법에 따라 이혼 서류를 작성하고 마무리 했더라면, 이런 말도 안되는 일로 다시금 변호사를 사서 재판까지 해야하는 일은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다 라는 점입니다.

변호사에게 이혼을 문의 하시는 많은 분들이, ‘이혼하는데 얼마에요? 시간은 얼마나 걸리고요?’ 라는 질문을 하십니다. 여기저기 전화하며 ‘빨리빨리 싸게싸게 하는 이혼’을 찾느라 무척 분주합니다. 이혼이란 나의 인생의 한 Chapter를 정리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매우 중요한 절차입니다.

그러한 이혼이 훗날 판결문에 하자가 있어서, 잊고 싶었던, 떠나고 싶었던 과거로 자꾸 불려가는 일이 요즘 참으로 많아 매우 안타깝습니다.

 

신혜원 변호사

(213)385-3773
3435 Wilshire Blvd., Suite 2230, Los Angeles, CA 90010
글 : 신혜원 변호사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