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기대와 믿음


소나는 아주 어렸을 때 부터 자라오면서 아버지에게 “너는 머리가 좋고 뛰어나다. 뭐든지 잘할수 있는 두뇌를 가지고 있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처음에는 으쓱 했지만, 중학교 이후로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뚝뚝 떨어져 버리는 성적을 보며 내심 아버지의 판단에 의심을 가지곤 했다. 평생 교단에 서서 학생들을 가르치시던 아버지는 어떤 의도로 나에게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 정말 당신께서 지도해 온 수많은 학생들에 비교해 내린 판단일까 아니면 어떤 주입적인 암시같은 의미가 있는 것일까?
 
나는 자녀를 키우는 부모는 누구든지 로젠탈 효과(Rosenthal Effect)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일 기슨(Giessen, Germany)에서 1933년에 태어난 로버트 로젠탈은 어릴때 미국으로 이민해 UCLA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임상심리학자가 되었다. 

이후 사회심리학에 매료가 되어 분야를 옮기는 기회가 되었고 하버드대에서 30년간 심리학 교수직을 지키다가 은퇴할때까지 하버드대의 심리학과의 학과장을 지냈다. 학자와 교수로서의 무수한 상을 받고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그의 금자탑이라 할 수 있는 업적 중 하나는 바로 그의 이름을 딴 로젠탈 효과의 발견일 것이다.로젠탈 박사는 1968년 리노어 제이콥슨과 함께 학생들의 로젠탈 효과에 대한 발표를 해 학계와 교육계를 뒤흔들어 놓았다.
 
로젠탈 박사는 어느 초등학교의 전체 학생들에게 아이큐 검사를 한 후 상위 20%의 학생들에게 “우월 학생”이라는 표기를 신상정보에 기입을 시켰다. 이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더 뛰어난 학업수준과 기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은근슬쩍 선생님들에게 알게 해준 후 일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일년 후 그 학교의 모든 학생은 다시 한번 똑같은 아이큐 검사를 치뤘으며 검사의 결과는 로젠탈 효과라는 큰 의미로 이어졌다. 

이 학교의 학생중 “우월 학생”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는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우수한 학업성적을 성취한 것은 물론 전반적인 아이큐의 상승을 보였던 것이다.
 
그러면 원래 우월하던 학생이 이듬해에 더 잘했다는 것이 뭐가 대단한 연구 결과란 말인가? 대부분의 기발한 연구들이 그렇듯 이 실험은 커다란 반전이 있었다. 이 실험의 반전은 바로 이 “우월 학생들” 즉 “상위 20%”의 학생들의 리스트는 진짜 우월 학생이 아니라 연구원들이 무작위로 뽑은 학생들이라는 것이다.
 
이 실험을 통해 로센탈 박사는 초등학교의 선생님들이 이 학생들이 우월학생이라는 것을 의식하고 자신도 모르게(또는 무의식적으로) 그 학생들이 더욱 발전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이끌고 그들의 잠재능력을 촉진시켰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실험은 선생님들이나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자녀에게 얼마나 커다란 변화를 주고 자녀의 잠재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로젠탈 박사의 실험결과를 분석해보면 학생이 어리면 어릴수록 이 효과가 크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볼수 있다. 이실험에서 1학년 부터 6학년 중 이 효과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것은 바로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이었다.
 
크게는 자기암시, 자성예언이나 자기충족적 예언 (Self Fulfilling Prophecy)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는 이 현상은 그 암시가 자신의 속이 아니라 외부에서 유발되고 기폭점이 된다는데 큰 의미를 갖는다. 이것은 비단 두뇌발달이나 지능향상에만 국한된 효과가 아니다. 이런 기대나 믿음, 강한 희망은 인간에게 커다란 영향을 준다.
 
나는 심리치료에 있어서 힘든 증상과 극도로 열악한 상황과 환경 속에서도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고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이 믿음은 한명 한명의 환자와 의뢰인을 진심으로 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마음이 통하도록 돕는다. 상담에 임하는 환자는 대부분 극도로 예민해 있고 날카로와져 있어서 상담자의 마음가짐과 생각을 대부분 정확하게 느낀다. 
 
양육에서도 비슷한 관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녀의 긍정적인 성장과 발전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가지게 되면 이것은 바로 로젠탈 효과로 이어지게 된다. 반대로 언어적인 폭력은 반대의 결과를 낳는다. “너 또 그랬지! 엄마가 아무리 얘기 해도 소용이 없어. 내가 그럴줄 알았어” 라고 말하는 것은 부모의 감정과 기대를 먹고 사는 어린 자녀들에게는 감정적인 폭행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는 결코 제대로 된 로젠탈 효과가 이루어 질 수 없다.아버지가 나에게 그렇게 말씀하셨던 것은 30년의 교단에서의 경험으로 그런 노하우가 자연스럽게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로젠탈 효과는 비단 성취도에만 적용되는 효과가 아니다. 부모는 자녀가 문제행동을 보일 때 그가 나아질수 있고 잘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대화에 임하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물론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때 “막연히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 만으로는 문제해결이 어렵겠지만, 긍정적인 미래에 대한 믿음은 좋은 시작이며 함께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저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

www.paragonpsychotherapy.com

(855) 614-0614

글 : 저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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