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삶


6개월 전 자신의 사망신고서를 싸인해 줄 의사가 필요하다며 사망신고서를 받기위해 필자의 병원을 방문하신 의사선생님이 있으셨다. 

한인타운에서 가정주치의로서 수십년간 의사생활을 하시면서 한인들을 돌보셨던 유명하신 의사 선생님이 이제는 자신이 환자가 되어 숨이 차고 자신의 자가진료와 치료를 비롯해 대학병원의 치료에도 한계를 느끼시고, 이제는 한달을 못 넘길 것 같다고 판단되어 자신의 병원을 다른 의사에게 인수하고 환자로서 필자를 찾은 것이었다. 

급성신부전에 말기 울혈성 심부전으로 온몸이 심하게 붓고 숨이 차 있는 상태였다. 그 선생님의 치료로 면역억제제의 조절과 여러 가지 약의 조절로 한 달만에 증상이 호전되었고, 몸이 좋아져서 다시 조금씩 환자를 보실 생각까지 하셨을 정도로 상태가 양호해졌었다. 하지만 여러가지의 큰 지병은 어쩔수 없이 다시 악화되어 대학병원에서도 포기를 했고, 최근 세상을 떠나셨다.
 
필자는 한인타운에서는 젊은 의사로 분류되고 있지만 주류 사회에서는 그래도 중견급의 나이고 유태인들이 반이넘는 32명의 신장내과 전문의 그룹에서는 시니어 파트너로 있다가 나왔을 정도로 어느 정도 의료계에서도 중견급 이상의 경험을 쌓은 의사로서 외람되지만 오늘 의사의 삶에 대해서 한번 생각을 해본다. 

먼저 의사는 직업이 아니라 삶이라는것을 앞으로 의사가 되려고 하는 의학도와 본인을 비롯한 모든 의사들에게 다시한번 상기시키고 싶다. 필자가 일주일에 몇 시간을 일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생각을 해보면 의사로서 환자를 보고, 환자 차트 리뷰를 하고, 환자에게 전화를 하는 것을 제외하고도 의학지를 읽고 의학논문 공부를 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일주일에 최소한 100시간이 된다.

의사가 단순히 직업이었다면 환자를 진료하는 10분에서 모든게 끝날 것이고, 그 환자에게 더 공부를 하고 더 나은 새로운 치료가 있는지 특별히 투자를 하려면 overtime 봉급을 더 달라고 했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직업이었다면 그렇게 특별히 더 일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한인타운에서 65세가 넘으셨어도 꾸준히 병원을 운영하시며 환자를 보시는 많은 의사 선배님들이 있다. 모르는 사람들은 그분들이 돈을 더 벌려고 병원을 계속 한다고 생각을 하지만 정말 그럴까? 수십년 병원을 했는데 지금도 돈이 필요한 의사는 한 명도 없다.  그분들에게 의사란 직업이 아니라 자신의 삶이기 때문에 오늘도 새벽같이 병원의 문을 여는 것이 자신의 삶을 여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말은 않하지만 그것이 자신이 사회에 기여를 하는 것이고 의사로서의 본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체력이 다할 때까지 진료를 하시다 인생을 마감하시는 분들이 올해에도 몇 분 계셨는데 그분들의 헌신에 한인 사회는 박수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그동안 몸과 마음으로 의사로서 헌신하시다 세상을 떠나신 그 의사 선배님을 존경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조동혁 내과, 신장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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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조동혁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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