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1 ~ 6

김성동 (지은이) | 솔출판사


한국문학의 살아 있는 거장, 김성동 작가의 장편소설. 1991년 11월 1일 <문화일보> 창간호에 연재를 시작한 이후 27년 만에 완간한 <국수>는 오랜 시간 김성동 작가의 집념과 혼으로 완결시킨 작품으로,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 박경리의 <토지>를 잇는 대서사시이다.

‘국수國手’는 바둑과 소리, 악기, 무예, 글씨, 그림 등 나라 안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예술가나 일인자를 지칭하는 말로, 장편소설 <국수>는 임오군변(1882)과 갑신정변(1884) 무렵부터 동학농민운동(1894) 전야까지 각 분야의 예인과 인걸들이 한 시대를 풍미하는 이야기를 유장하고도 아름다운 우리 조선말의 향연과 함께 펼쳐낸다.

이책의 저자 김성동 작가는 1947년 충남 보령 출생으로 서라벌 고교 3학년 때 19세의 나이로 출가하여 10여 년간 불문(불門)에 들었다가 1976년 하산했다. 1975년 <주간종교> 종교소설 현상모집에 단편 소설 <목탁조>가 당선되었지만, 불교계를 비방했다는 이유로 등록하지도 않았던 승적에서 제적당하기도 했다. 1978년 중편소설 <만다라>로 한국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하였고, 이듬해 장편으로 개작한 <만다라>를 출간하여 문단과 독서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국수> 속 주요 인물들은 조선왕조 오백년이 저물어가던 19세기 말, 충청도 내포지방(예산, 덕산, 보령)을 중심으로 바둑에 특출한 재능을 가진 소년, 석규와 석규 집안의 노비의 자식으로 태어나 명화적이 되는 천하장사 천만동, 선승 백산노장과 불교비밀결사체를 이끄는 철산화상, 동학접주 서장옥, 그의 복심 큰개, 김옥균의 정인 일패기생 일매홍 등 역사기록에 남지 않는 미천한 계급의 인물들로, 서세동점의 대격변 속에 사라져간 조선을 ‘살아낸’ 무명씨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국수>는 130여 년 전 조선의 역사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지만, 정치사보다는 민중의 구체적 삶과 언어를 박물지처럼 충실하게 복원해낸 풍속사이자 조선의 문화사이며, 조선인의 심성사에 더 가깝다. 종래의 역사소설이 사건·정치사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반해, 그 사건들에 직간접으로 맞닥뜨리고 때로는 그것을 일구기도 하는 인물 개개인을 중심으로 거대한 민중사적 흐름을 당대의 풍속사와 문화사 및 정신사적 관점에서 참으로 맑고 아름다웠던 우리말로 풀어 내었다. 동시에 우리 민족의 역사 속에 면면히 이어져 온 개인적 ‘전傳’ 양식을 이어받으면서 제국주의에 갈갈이 찢긴 우리말과 문화와 정신의 뿌리를 생생히 되살려내었다.

1백 년 전의 언어와 풍속을 가능한 한 원형에 가깝게 재현하고자 고심한 김성동 작가의 집념은 그만의 독보적인 소설 정신을 구현하고 있다. 작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충청도 사투리를 사실적이고 감칠맛 나게 능수능란히 풀어놓고, 심히 병들어 불구상태거나 사라진 우리말들을 생생히 재생하면서, 19세기 말 야수적 일본제국주의에 멸망한 조선 사회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이 지키고 누려온 고유한 풍정·풍속·풍물 등을 풍부하고 정확히 복원하였다.

<국수>는 19세기 말 조선 사회의 몰락과 홍경래 봉기(1811) 및 동학농민봉기(1894) 등 민중들의 항쟁 등 정치사적 관점을 견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대의 생활사와 함께 위난의 시대를 고뇌하는 ‘민중적 지혜와 높은 정신’들을 역사적으로 깊이 관찰하는 우리 민족의 정신 문화사를 드높은 경지로서 보여주는, 경이로운 작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제6권에 해당하는 <國手事典(국수사전)-아름다운 조선말>은 1~5권 작품 속에 쓰인 조선말을 따로 정리하여 편찬한 사전으로, 어휘뿐만 아니라 당대의 시대상을 풍부히 반영하여 담은 ‘우리말의 보고’이자 조선조 말기의 민중들의 언어와 문화·풍속을 집대성한 ‘언어문화사전’이다. 19세기 당대의 풍속과 언어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품 본문에 뜻풀이를 달아서 독자의 편의를 돕고 있을 뿐 아니라, 나아가 겨레말의 진일보한 성장과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송명국, 알라딘 로데오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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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송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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