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과 모험의 연주자
제니퍼 고

모차르트 바이올린 콘첼토 협연

9월4일 할리웃 보울

On August 24, 2018

 
모차르트의 음악을 천상의 음악이라고들 한다. 그만큼 형식미와 예술성에서 완벽한 세계를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의 귀에도 거슬리지 않는 그의 선율은 무한히 아름답고 풍부하고, 형식은 명쾌하고 간결하고, 화성은 밝고 섬세하다.

모차르트가 35세로 요절할 때까지 남긴 600여 작품은 교향곡, 협주곡, 독주곡, 실내악, 성악곡, 오페라, 종교음악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지금까지도 독보적인 사랑을 받고 있으며, 아마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가장 자주 연주되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모차르트의 4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콘서트가 오는 9월4일 오후 8시 할리웃 보울에서 열린다. 브람웰 토비(Bramwell Tovey)가 지휘하는 LA 필하모닉은 ‘별빛 아래 모차르트’(Mozart Under the Stars)란 제목으로 오페라 ‘후궁 탈출’ 서곡, 바이올린 협주곡 1번, 교향곡 6번과 31번(‘파리’)을 연주한다.

이날의 연주가 더욱 특별한 것은 바이올린 협주곡의 독주자가 한인 2세 제니퍼 고(Jennifer Koh)이기 때문이다. 현대 음악계에서 가장 탁월한 연주자의 한명으로 손꼽히는 제니퍼 고, 난해한 현대음악을 수려하게 연주하기로 유명한 그녀가 오랜 만에 들려주는 고전음악의 정수에 대해 많은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제니퍼 고는 현대 음악계 최정상 작곡가들이 그녀를 위해 쓴 신곡만 70여곡을 초연한 이 시대의 전무후무한 바이올리니스트다. 강렬하고 불꽃 튀는 열정으로 듣는 사람의 영혼까지 모두 빨려 들어가게 만드는 그는 고전에도 능하지만 현대음악을 연주할 때 특히 모험적이고 지적이며 섬세한 연주로 그 누구도 낼 수 없는 소리를 낸다. 작곡가들이 그에게 신곡의 초연을 많이 위촉하는 것도 그런 특별함 때문일 것이다.

제니퍼 고는 특별히 직접 기획하는 수많은 프로젝트를 통해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을 잇는 특별한 시도로 호평받고 있으며 음악과 사람, 음악과 역사, 음악과 음악을 연결하는 의식 있는 음악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9~2015년 진행한 ‘바흐 프로젝트’(Bach and Beyond)는 바흐의 6개의 소나타와 파르티타를 현대 작곡가들의 신작과 병렬 연주함으로써 바로크와 현대를 잇는 지적이고 의미 깊은 프로젝트였고, 2대의 바이올린과 4개의 음악을 뜻하는 ‘투 바이 포’(two by four)는 음악을 통해 사제지간의 아름다운 관계를 축하하는 프로젝트로 그녀의 스승인 제이미 라레도와 함께 한 연주회 시리즈다.

또 ‘브릿지 투 베토벤’(Bridge to Beethoven)은 베토벤의 4개 바이올린 소나타와 그의 영향을 받은 현대 작곡가 4인의 작품을 피아니스트 샤이 보스너와 함께 연주하는 프로젝트, ‘광기의 나눔’(Shared Madness)은 파가니니의 24 카프리스를 잇는 현대 작곡가 30여명의 무반주 바이올린 독주곡 릴레이이며, ‘뉴 아메리칸 콘첼토’(New American Concerto)는 현대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다양한 작곡가들이 협주곡 형태로 풀어내는 음악을 들려준다.

이처럼 어떤 바이올리니스트도 할 수 없는 일을 창조하고 있는 제니퍼 고가 이번 할리웃 보울 공연에서 들려주는 모차르트는 어떤 음악이 될지 기대가 크다.

모차르트는 바이올린 협주곡을 다섯 곡 남겼는데 모두 아버지와 함께 유럽을 순회하던 14세(1775)때 작곡한 것이다. 그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바이올린과 피아노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던 만큼 바이올린이란 악기의 표현적이고 기교적인 특성을 잘 드러낸 곡들로 평가된다. 모차르트의 5개 바이올린 협주곡은 모두 장조 조성을 사용하고 있어 밝고 명랑하며 활기 찬 것이 특징이다.

지휘자 브람웰 토비(Bramwell Tovey)는 피아니스트, 작곡가, 튜바 연주자이며 현재 밴쿠버 심포니의 음악감독으로, 매년 할리웃 보울에 빼놓지 않고 초청되는 인기 지휘자다.

글 :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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