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섹시 콜론 중남미
최다승 투수는 됐으나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 공화국, 베네수엘라 등 라틴 아메리카는 메이저리그의 가장 큰 젖줄이다. 2,3월의 스프링 트레이닝과 마이너리그에는 절반 이상이 라틴계들이다. 이들에게 야구는 신분 수직 상승의 통로다.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한 라틴 아메리칸 선수들의 역사는 매우 깊다. 피델 카스트로가 공산화로 혁명하기 전까지 쿠바 선수들은 MLB에서 우수한 기량으로 매우 넓게 활약했다. 국교가 단절된 뒤에도 망명을 통해 MLB에 속속 진출했다.

라틴 아메리카 선수들은 야구에 적합한 체형과 체질을 갖고 있다. 파워와 유연성 등에서 빼어나다. 마이너리그에는 100마일씩 뿌리는 라틴계 투수들이 수두룩하다. 빅리그 진출의 열쇠는 제구력이다.

라틴계 출신으로 처음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전설은 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외야수 로베르토 클레멘테이다. 통산 3천안타의 주인공인 클레멘테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이다. 요즘으로 말하면 ‘파이브 툴 플레이어’였다. 파워, 정확도, 어깨, 주루, 수비 등을 고루 갖췄다. 클레멘테는 1972년 12월31일 구호물자를 전달하기 위해 니카라과로 향한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38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명예의 전당 측은 특별 케이스로 이듬해 클레멘테를 추대했다. 명예의 전당은 은퇴 후 5년이 경과돼야 회원이 될 수 있다. MLB는 클레멘테의 선행을 기리기 위해 지역 봉사활동에 적극적인 선수들에게 ‘로베르토 클레멘테 어워드’를 시상한다.

중남미 출신 최초의 투수 명예의 전당 회원은 도미니카 공화국 태생의 후안 마리샬(80)이다. LA 다저스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14년 활동했고 통산 243승142패 2.89를 기록했다. 1975년 현역에서 물러날 때 라틴계 통산 최다승이었다. 1983년 자격 3년째 쿠퍼스타운 진입에 성공했다. 1990년 신시내티 레즈의 월드시리즈 MVP 우완 호세 리호가 마리샬의 사위다.

다저스의 유망주였다가 버림받고 보스턴 레드삭스 모자를 택한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도미니카 공화국뿐 아니라 중남미 투수로는 두 번째 명전 회원이 됐다. 통산 219승 100패 탈삼진 3,154개 평균자책점 2.93을 남긴 마르티네스는 2015년 자격 첫 해 91.1%의 지지를 얻어 입성했다.

지난 7일 텍사스 레인저스의 최고령(45) 투수 바톨로 콜론은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통산 246승으로 중남미 투수 최다승 고지에 올랐다. 지난 20년 동안 중남미 최다승은 니카라과의 데니스 마르티네스의 245승이었다. 245승193패 평균자책점 3.70의 마르티네스는 1998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유니폼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7이닝 8안타 4실점 1삼진으로 승리투수가 된 콜론은 “오랜 기간이었다. 마침내 도착해 기쁘다. 늘 신과 나의 기족에 감사한다. 함께 했던 동료들 덕분에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중남미 최다승 투수 위치에 오른 것에 자랑스러워 했다.

야구는 기록 경기다. 선수 말년에 이정표 기록을 위해 현역 생활을 연장하는 경우가 흔하다. 사실 텍사스 레인저스였기 때문에 콜론의 중남미 최다승 기록 달성도 가능했다. 평균자책점이 5.18이다. 플레이오프 경쟁을 하는 팀에서는 선발 투수로 활용할 수 없는 투구내용이다. 그러나 텍사스는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탈락했다. 팬들에게 보여줄 것은 추신수의 연속경기출루라든지 콜론의 최다승 도전이었다. 게다가 ‘뚱뚱이’ 콜론은 팬들로부터 사랑받는 선수다. 애칭이 ‘빅 섹시’다. 최고령에 몸은 뚱뚱하면서도 가끔씩 날렵한 동작으로 팬들과 선수들의 환호를 받는다. 이날 경기에서도 시애틀 날쌘돌이 디 고든의 라이너 타구를 반사동작으로 잡아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콜론은 1997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데뷔했다. 현재는 미국 시민권자다. 초창기에는 현재와 같은 몸매는 아니었다. 날씬한 몸에서 자연스럽게 100마일의 강속구를 뿌렸다. 강타자 매니 라미레스, 짐 토미 등과 한솥밥을 먹었다. 2002년 6월 클리블랜드는 콜론을 몬트리올 엑스포스에 주는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클리블랜드가 콜론을 주고 받은 선수가 좌완 클리프 리와 내야수 브랜든 필립스, 외야수 그레이디 사이즈모어, 리 스티븐슨 등이다.

콜론은 1998년부터 2005년 리그 최다승(21승)을 올릴 때까지 8년 연속 두자릿수를 작성한 에이스였다. 2005년 에인절스는 1964년 창단 초창기 딘 챈스 이후 41년 만에 두 번째 사이영상을 배출했다. 에인절스의 2003년 오프시즌 두 도미니카 공화국 투수 콜론, 외야수 블라드미르 게레로와의 프리에이전트 계약은 신의 선택이 됐다. 구단 사상 최고였고 앞으로도 이런 대박 계약은 성사될 가능성이 적다.

게레로는 2004년 리그 MVP, 콜론은 2005년 사이영상을 각각 수상했다. 특히 게레로는 에인절스 사상 첫 명예의 전당 주인공이 됐다. 공교롭게도 둘은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고 통역을 대동한다. 그러나 콜론은 중남미 최다승 투수의 훈장을 달았지만 명예의 전당 행은 어렵다. 2012년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된 적이 있다.
 
글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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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문상열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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