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은 LA에
우승을 안길 수 있을까

프리에이전트 사상 팀 이적을 생중계로 방영한 선수는 NBA ‘킹’ 르브론 제임스(33)가 유일했다. 2010년 7월 8일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마이애미 히트로 이적한 이 중계는 큰 파장을 일으켰고, 비난이 봇물처럼 터졌다. 클리블랜드 팬들은 르브론의 23번 저지를 불태우고 적개심을 드러냈다. 미디어들은 르브론의 행보를 ‘The Decision’으로 불렀다.
 
마이애미에서 4년 활동하며 4년 연속 파이널 진출과 두 차례 우승을 안겼다. 2014년 7월 또 FA가 됐다. 르브론은 4년 전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시 친구와 함께 화려한 입단식을 하며 히트 팬들 앞에서 “not two, not three, not four, not five…”라는 말로 멀티 챔피언십을 약속한 바 있다. 따라서 FA가 되기 전 마이애미 잔류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그는 고향(오하이오 애크론 출신이다)에 우승을 안겨주지 못한 심리적 빚이 있다고 판단한 듯 친정 클리블랜드로 돌아갔다. 모두 박수를 쳤다.
 
연어가 돼 고향으로 돌아와 2016년 팀 창단 이래 처음 55년 만에 클리블랜드에 우승 트로피를 선사했다. 르브론은 마이애미 2회, 클리블랜드 1회 우승 때 모두 파이널 MVP를 수상했다. 그가 아니었다면 우승이 불가능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친정에서 4년 연속 결승 진출과 한 차례 우승을 이끌고 2018년 7월1일 세 번째 FA가 됐다.
 
미디어들은 르브론의 ‘Decision III’로 이름 붙였다. 세 번째 결정은 매우 신속하게 이뤄졌다. FA 계약이 시작된 7월1일 그의 에이전시는 “르브론이 LA 레이커스와 4년 1억5,330만 달러에 계약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농구 팬들은 신속한 결정에 깜짝 놀랐고 레이커스 시민들은 열광했다. 레전더리 코비 브라이언트도 트위터에 “가족이 된 것을 환영한다(Welcome to the Family)”는 포스팅을 올려 축하했다.
 
레이커스는 코비의 현역 말년부터 추락하면서 구단 창단 이후 처음 5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는 흑역사를 맛봤다. 현재 NBA 팀 가운데 5년 연속 이상 35승 이하를 거둔 팀은 새크라멘토 킹스, 올랜도 매직, 레이커스 3팀뿐이다. 명문 레이커스의 부진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어졌는지 기록으로 나타나는 대목이다. 농구단 사장 매직 존슨은 최근 “2018-2019시즌 기대한만큼의 성적이 나지 않을 경우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FA 시장에서 현역 최고 선수 르브론의 영입으로 일단 팬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발판은 마련된 셈이다.
 
프로 스포츠 사상 3차례나 FA로 팀의 운명을 좌지우지한 선수는 없었다. 더구나 NBA의 명예의 전당급 수퍼스타들은 한 팀에서 뿌리는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우승을 위해 트레이드와 FA로 이적한다. 케빈 가넷, 케빈 듀란트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르브론은 두 팀에서 우승을 이끌었음에도 또 FA가 돼 새 둥지를 찾았다. 매우 드문 케이스다.
 
이번 레이커스 행은 자식의 교육문제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마이애미, 클리블랜드 복귀는 우승 반지에 무게를 뒀다. 르브론의 가세로 레이커스의 2018-2019시즌 우승 확률은 7/2로 껑충 뛰었다. 클리블랜드는 500/1로 추락했다.

하지만 르브론의 가세가 우승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앞의 두 차례 FA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현재로서는 ‘수퍼 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고공비행을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다.

수퍼 팀 대항 외에는 묘수가 없다. 휴스턴 로키츠 이적설이 나왔던 배경이다. 2017-2018시즌 MVP를 수상한 제임스 하든과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이 건재한 상황에서 르브론이 가세해야 골든스테이트와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게 NBA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레이커스는 르브론의 계약 합의가 발표된 뒤 스윙맨 랜스 스티븐슨, 센터 자발 맥기, 베테랑 포인트가드 라존 론도를 영입해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그러나 다음 날 챔피언 골든스테이트는 센터 드마커스 커즌스(27)와 1년 530만 달러 계약으로 3연패를 향한 굳히기 포석을 해버렸다. 전 뉴올리언스 펠리칸스의 커즌스는 지난 1월26일 휴스턴 로키츠전에서 아킬레스 건이 찢어지는 큰 부상을 당해 시즌을 접었다.

계약은 발표했지만 복귀 시점은 12월 또는 2019년 1월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걸출한 센터없이 4년 사이 3차례 정상을 밟으며 다이너스티를 이뤘다. 커즌스는 7년 연속 리바운드 10개 이상, 득점 20점 이상을 기록한 탁월한 센터다. 커즌스의 영입은 플레이오프 대비다. 르브론의 영입에도 2018-2019시즌 레이커스의 우승 가능성이 낮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

 
글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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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문상열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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