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의 메아리

우주가 빛에 새긴 모든 흔적 우주배경복사


이강환(저자) | 마음산책


빅뱅으로 태어난 우주의 초기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우주배경복사에 대한 우주론 입문서다. 우주의 탄생과 진화를 설명하는 빅뱅에서 인플레이션, 암흑물질, 암흑에너지의 발견으로 이어지는 맥락을 차근차근 짚으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낸다. 또한 2017년 노벨물리학상의 주제인 중력파 검출에서 끈 이론까지 최신 천문학 정보를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다.
 
천문학은 우주가 제공하는 유일한 단서인 빛을 관측하고 그 결과를 해석한다. <빅뱅의 메아리>는 그중에서도 우주에 등장한 첫 번째 빛, 우주배경복사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우주배경복사는 빅뱅 이후 뜨거운 한 점에서 시작해 우주 전체에 균일하게 퍼져나간, 우주의 배경에 옅게 남아 있는 빛이다. 초기 우주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이 빛을 관측해 우주의 과거를 바라보고 그에 기초해서 현재의 우주를 이해한다.
 

<빅뱅의 메아리>는 과학이 많은 과학자들이 관측하고 검증하여 쌓아 놓은 벽돌 위에 또 하나의 벽돌을 올려가는 성실한 과정임을 보여준다.

우주의 거리를 재는 가장 중요한 별, 세페이드 변광성을 발견한 여성 천문학자 헨리에타 레빗, 남다른 관측 실력으로 에드윈 허블을 도운 밀턴 휴메이슨, 암흑물질을 너무 일찍 예견했던 프리츠 츠비키, 인플레이션 이론을 제시해 과학계를 깜짝 놀라게 한 앨런 구스, 우주배경복사의 중요성을 알아보고 성공적으로 팀을 꾸린 낸시 보게스, 뛰어난 과학자의 이면을 보여주는 조지 스무트, 끊임없이 자신의 길을 개척하며 우주배경복사 발견을 주도한 데이비드 윌킨슨 그리고 2017년 중력파 검출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라이너 바이스 등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견을 한 과학자 한 명 한 명이 이루어낸 성과를 자세하게 살핀다.
 
정상 상태 우주론 지지자인 호일이 영국 BBC 방송과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가모프의 이론을 비판하면서 “그렇다면 우주의 모든 물질이 과거의 어느 한순간에 뻥(Big Bang) 하고 만들어졌다는 말이군요”라고 했는데, 유머 감각이 풍부했던 가모프는 이 말을 재미있게 여겨 자신의 이론을 빅뱅 우주론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현재 우리가 이해하는 우주의 모습을 가장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빅뱅 우주론이다. 빅뱅 우주론이 정상 상태 우주론과 10여 년간 격렬하게 논쟁을 벌이고, 우주배경복사 관측, 인플레이션 이론의 등장,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존재 예측 등을 통해 완성되는 과정은 과학 이론이 발전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인플레이션 이론은 가설이었던 빅뱅 우주론이 가진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하며 등장했고, 초기 우주에서 발생한 미세한 양자 요동이 급격한 팽창과 함께 커져서 우주에 존재하는 별과 은하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우주배경복사에 남아 있을 미세한 온도 변화의 흔적을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그 뒤 우주배경복사의 온도 변화가 처음 예상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 알려졌고 우주의 구조를 형성하는 데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빅뱅의 메아리>에 실린 우주배경복사 탐사 과정에는 우주론 발전 역사의 중요한 발견들이 차례로 포함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연구 결과에 환호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과학자들의 관측, 연구하는 과정을 살피면 ‘결과의 놀라움’ 이상으로 일상의 영감을 얻게 되고, 무한한 지적 확장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송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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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송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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