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마니 ‘천종산삼’ 장석훈 대표

산은 나의 운명, 역마살은 생의 활력


On June 22, 2018

 

 

장 대표는 ‘천종산삼’ 전도사가 자기의 사명이라 했다.


심마니를 만나러 가는 길, 기자는 산적 또는 소도둑의 이미지를 상상했나보다.

산삼 캐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다보니,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깊은 산속을 거침없이 쏘다니면서 야생동물따위는 손으로 때려잡는(?) 우락부락한 분위기일 거라고 착각한 거다.

천종산삼의 장석훈(62) 대표를 만났을 때 어리둥절했다. 마알간 얼굴에다 크지 않은 체구, 차분한 화법. 상상과 실제가 완전히 다름에 실소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이보다 더 흥미진진할 수 있을까.

조용조용한 성품의 장 대표가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는 산골 소년인 그의 어린 시절 풍경마저 짐작하게 했다.

그의 고향은 경북 문경. 문경 새재 그 첩첩산중을 누비며 어릴 때부터 도라지, 더덕, 나물 등을 캐러다닌 덕에 산 환경에 훤하다. 해를 보면서 방향을 가늠하고 산길을 찾았을 정도다.

게다가 한국의 보릿고개 마지막 세대인 그는 어린 시절 산 속에서 뱀을 잡아 껍질을 벗기고 구워먹기도 해, 뱀을 만나도 겁이라곤 없다.

물려도 봤죠. 물리면 얼른 독을 빨아내면 돼요. 엎드려 산삼을 캐다보면 뒤는 제가 볼 수가 없으니, 뒷목 안 물리게 제 몸채만한 배낭을 메고 다녀야해요.”

뱀 얘기를 넘어 곰 만난 얘기 하며 웃는 그를 보니, 심마니가 그와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다. 바다 보고 자란 부산사람이 마도로스를 꿈꾸듯, 산골 소년에게 산은 체질이자 고향이 아니겠는가.
 

산삼캐는 심마니

 

하루 8-10시간씩 산 타다

그에게선 범상찮은 이야기들이 술술 흘러나왔다.

일단 그는 콜로라도 덴버에도 집이 있다. 그러나 이 집에서 자는 시간은 1년중 20일 뿐이다. 연중 6개월은 채취 산행을 나가고, 나머지 기간엔 ‘천종산삼’ 매장이 있는 LA와 뉴욕에 머문다.

그의 산행은 매년 4월 말에 시작한다. 깡통밴이나 트럭에 캠핑 장비, 가스통 15개, 식수, 음식 등을 가득 싣고 아내와 함께 떠난다. 콜로라도 록키 산맥으로 가서 베이스 캠프를 친 뒤 차가버섯, 상황버섯, 신선초를 캐고, 6월엔 고사리, 8월에 송이버섯을 딴다.

산삼 채취 기간은 두어달 남짓. 8월 15일경 웨스트 버지니아로 가, 8월 31일부터 10월말까지 집중적으로 산삼을 캔다. 90%는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캐고, 테네시나 오하이오에 가기도 한다. 산삼을 채취한 뒤 어디서 얼마나 캤는지 기록지를 작성해, 주마다 있는 농림부에서 딜러 라이센스를 가지고 산삼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그 주에서 나올 수 있다고.

산삼을 캘 때 그는 홀로 하루 8-10시간씩 산을 탄다. 바지를 2개씩 껴입고, 뱀이 뒷목을 물지 않도록 자기 몸채만한 배낭을 머리 위까지 오게 메고, 땀을 한바가지씩 흘리며 숲이 우거진 산을 오른다고 했다. 40대 후반에 시작한 이 일을 그는 올해로 13년째 하고 있다.

“하루 8-10시간씩 산을 타는 게 보통 고된 게 아니에요. 제가 딸이 셋인데, 체력 때문에라도 아무도 심마니는 하기 어렵죠(웃음).”



연중 최소 두번씩 대륙횡단

듣자하니 거의 유랑생활이었다.

콜로라도 덴버에서 웨스트 버지니아까지는 차로 28시간 거리. 게다가 LA와 뉴욕까지 운전하고 다니니, 그는 1년에 대륙횡단을 최소 두 번씩은 하는 셈이라고 했다. 힘들지 않느냐 물으니, 뜻밖의 대답이 돌아온다.

“여행도 좋고, 산 타는 것도 즐겨요. 오히려 전 LA에 와서 머물 때 힘들더라고요. 창살 없는 감옥 같아요. 하하. 산 타고, 캠핑하고, 송어 낚시하고. 이게 딱 제 체질인 것 같아요.”

 

이 분, 이 정도면 단단히 역마살이다.


곰과 눈 딱 마주치다

그의 역마살은 어쩌면 이민생활 중 형성된 것인지도 모른다.

89년 뉴욕으로 이민 온 그는 무역업을 하면서 미 전국을 쏘다녔다. 한국산 가방 판매처를 미국 소매상에 트기 위해 1년에 4만 마일 이상 운전하고 다니는 바람에, 새 차 뽑고 3년이면 12만 마일을 뛰었다. 이민 초기 그 고생이 지금 그의 바탕이자 거름이 된 것일까.

94년 LA로 이사와 살다가 2002년 콜로라도로 이주했는데, 록키 산맥에서 산삼과 차가버섯, 상황버섯, 송이버섯 등을 채취하면서 심마니로 전업했다.

13년째 산을 타온 그에게 기억나는 일화는, 단연 ‘곰 만난’ 경험이다. 풀섶에 엎드려 산삼을 캐고 있는데, 이상하게 ‘헉헉’ 대는 소리가 들리더란다. 뒤돌아본 그는 그대로 얼어버렸다. 블랙 베어 한마리와 눈이 딱 마주친 것. 곰도 미처 사람을 못 봤는지 서로 놀라서 꼼짝 못하는 형국이었는데, 그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자 곰이 어슬렁 어슬렁 다른 방향으로 가더란다.

 

“정말 가슴이 철렁했는데 운이 좋았죠. 이후에도 몇 번 곰이 나타났는데, 팔짱 끼고 눈을 응시하고 있으면 가더라고요. 하지만 곰이 우리 텐트 근처의 음식에 손 댄 자국이 있으면 얼른 텐트를 철수해야해요. 음식 맛을 본 곰은 반드시 다시 오거든요. 그리고 아기 곰을 만나면 위험해요. 대개 엄마곰이 주위에 있으니까요.”


하늘에서 내려준 씨앗, 천종.

‘천종산삼’(天種山蔘)은 자연적으로 깊은 산에서 나는 삼이다.

하늘 천(天), 씨 종(種). 하늘에서 내려준 씨앗이란 뜻이다. 천종산삼은 자연산이고, 농장에서 키운 것은 장뢰산삼 또는 산양산삼이라 불린다.

장 대표에 따르면 미국에 3,500여개의 장뢰산삼 농장이 있으며, 미국은 인삼 및 장뢰산삼 수출 1위국이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천종산삼은 자연 그 자체에서 자생한 삼이기에 농장에서 키우는 장뢰산삼과는 약효가 다르다”는 것. 땅이 비탈지고 물이 살짝 부족한, 척박한 환경에서 기를 쓰고 뿌리내린 산삼이 약효도 더 탁월하다는 설명이다.

천종산삼을 말리면 면역력을 강화하는 사포닌 함량이 10배 이상 증가하는데, 이 말린 삼을 차로 우려내 하루 2회씩 음용하는 방법을 그는 권한다.

또 인삼보다 크기가 작은 이 천종산삼은 ‘파운드’ 단위가 아닌 ‘뿌리’ 단위로 판다. 종종 다운타운 LA 등 시중에서 파운드로 판매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미국의 농장들이 중국, 한국, 대만 등에 수출하는 장뢰산삼이라는 설명.

장 대표는 30년 자란 생산삼 10뿌리를 300달러, 말린 산삼 20뿌리를 500달러에 판다고 했다.

심마니 인생 13년째. 앞으로 그의 계획은 뭘까.

 

“산삼을 제대로 알리고 싶어요. 이 약효 좋은 자연 음식을 묵혀둘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저는 적정가에 보급하고, 필요한 사람들이 효과 보고 살면 좋겠어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심마니로 살고 싶습니다(웃음).”

천종산삼

 

‘천종산삼’ LA올림픽점 : (213)388-1234

LA 갤러리아점 : (323)643-0300

풀러튼점 : (562)902-1235

글 : 김수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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