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혼 했다구

2008년 말 이래 찾아온 경기침체, 아직도 예전 같지 않아, 힘들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경제적 위기 속에서 편법으로 재산을 보호 하려다 도리어 가정이 박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박씨 부부 사례입니다. 박씨 부부는 홀세일 비즈니스를 하며 재산을 꽤 모았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불황 속에 거래처들이 하나 둘 나가 떨어지고 박씨네도 빚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비즈니스 회사 이름을 새로 바꾸어 남편 이름은 비지니스에서 싹 다 빼고, 와이프가 프레지던트 이자 100% 주주 라고 모든 서류를 만들었습니다. 집도 남편의 지분과 권리를 모두 부인에게 양도하는 포기 각서를 등기에 올렸습니다.

이렇게 재산은 와이프 이름으로, 빚은 남편 이름으로 몰아 넣고, 부부는 법원에 이혼 신청을 했습니다. 실제로는 이혼은 커녕, 같이 한 지붕 밑에서 아이들 데리고 매일 비지니스도 같이 하고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생활 이었죠. 이혼 판결이 나고 나서, 남편은 온갖 빚을 끌어 안고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남편 이름으로 파산을 통해 빚 정리가 웬만큼 됐고, 부부는 여전히 집과 비즈니스를 소유한 채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 아이들은 다 자라서 부모 곁을 떠나버렸고 덜러덩 남은 박씨 부부 두사람, 평생 공통 분모가 없었던 부부 관계, 워낙이 대화라곤 해본 적이 없고, 함께 하는 취미 생활은 가져 본 적도 없고, 밥도 따로, 잠도 따로… 그러던 어느날, 박씨 아줌마가 애인이 생겼다며 남편보고 몸만 나가달라 하네요.

자, 이제 박씨 부부 어찌해야 할까요? 박씨 아줌마 왈, 어머머 누가 박씨 부부야? 이혼 끝난 지 언젠데. 나 안동 김씨 아줌마에요. 여지껏, 아이들 아버지라고, 인정상 이만큼 했으면 됐지, 이젠 내 인생 찾아야죠, 하네요. 박씨 아저씨, 머리에 피가 거꾸로 솟을 지경입니다.
아니 이 마누라가 미쳤나? 이혼은 누가 이혼을 했다 그래? 지나 나나 다 사기로 서류 만들어 이혼하고 파산하고, 자식들 위해 한 짓이지, 이 마누라 치매 걸렸나? 남편을 못 알아보다니… 이런 박씨 부부가 법정에 선다면 어찌 될까요? 이혼 판결문 내용이 모두 그대로 인정이 될까요? 그에 대한 답변은 이 칼럼을 통해 드리지 않겠습니다.
이유는 그 결과가 우리 관심의 촛점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박씨 부부 사례의 얘기를 가지고 비밀스럽게 찾아와 상담하시는 분들이 요즘 적지 않습니다. 부부가 살며 온갖 어려움이 닥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혼이란 정말, 진짜로, 부부의 연을 끊고자 할 때 하는 마지막 선택이자 절차 입니다. 경제적인 위기 속에서, 내가 끝까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지, 정말 잘 생각하셔야 하겠습니다.


 

신혜원 변호사

(213)385-3773 3435
Wilshire Blvd., Suite 2230 Los Angeles, CA 90010

글 : 신혜원 변호사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