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은
어떤 건강 효과가 있나

인간의 신체는 속이 빈 채로 기능할 수 없다고 생각해왔다. 금식은 주로 종교적 이유나 정치적 목적으로만 행해진다고 여겼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사람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음식 섭취를 통한 안정적인 연료 공급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내 개인적인 경험도 이같은 생각을 뒷받침해왔다. 나는 배가 고프면 거칠게 변한다. 요즘은 이같은 상태를 지칭하는 공식 신조어도 나왔다. ‘행그리(Hangry)’다. (행그리는 배고프다는 hungry와 화난다는 angry의 합성어.)

그런데 요즘 건강이나 체중조절 또는 장수를 위한 이유로 금식을 하는 것에 열광하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어 연구자들이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떤 효과 또는 위험이 있는지를 알아봤다. 간헐적 단식은 보통 이틀에 하루씩, 또는 일주일에 사나흘씩에 걸쳐 하루 24시간 중 16시간은 아무것도 먹지 않는 형태로 이뤄진다.

내가 아는 50대 초반 남성 지인은 ‘7-11 다이어트’를 해서 2개월 동안 12파운드를 뺐다고 전했다. 그가 말하는 ‘7-11 다이어트’란 매일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16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 말을 듣고 나는 좀 회의적이었다. 그런데 하루에 최소한 16시간 동안 금식을 하는 것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알게 됐다. 미 노화연구소의 신경과학자이자 존스 홉킨스 의대 교수인 마크 P. 맷슨 박사의 설명은 이렇다.

사람의 몸은 에너지를 얻기 위해 간에 저장돼 있는 글루코스를 먼저 사용하고 그 이후에 체내에 축적된 지방을 사용한다. 이때 간에 저장돼 있는 칼로리를 모두 소비하는데 10~12시간이 걸리고 그 이후에 대사작용의 변화가 일어나 체내에 저장돼 있는 지방을 사용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식사를 한 뒤 체내로 들어온 영양분들 중 글루코스는 에너지를 위해 쓰이고 지방은 체내의 지방세포에 저장된다. 그런데 간헐적 단식을 하면 글루코스를 다 소비한 뒤에 체내에 저장돼 있는 지방이 분해돼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체중을 줄이려는 사람들은 최소한 16시간 동안은 어떤 칼로리도 섭취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게 맷슨 박사의 말이다. 그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저녁 8시부터 먹는 것을 중단해서 다음날 아침식사를 거른 뒤 대낮 정오께 점심부터 먹는 것”이라고 했다. (만약 카페인이 꼭 필요한 사람들의 경우는 점심을 먹기 전 오전 중에 설탕과 크림을 넣지 않은 블랙커피나 차를 마시면 된다.) 맥슨 박사는 “그러나 간헐적 단식을 한다고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최소한 4주가 지나야 효과가 눈에 띄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맷슨 박사와 그의 노화연구소 동료인 라파엘 데카보는 간헐적 단식이 건강과 노화 및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봤다. 동물 실험과 임상 실험을 통해 나타난 몇몇 연구의 결과는 간헐적 단식이 여러 건강 지표들을 개선시키고 노화와 질병 악화를 늦추거나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것이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예를 들어 지난 2018년 볼티모어의 한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은 간헐적 단식이 인슐린 저항이나 혈관지방 이상, 고혈압, 염증 등을 개선하고 체중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이 간헐적 단식을 할 경우 2개월 만에 증상 완화를 보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간헐적 단식은 얼마나 안전한가”일 것이다. 체내에서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분해될 때 ‘키톤(ketone)’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지방산이 만들어지고, 이 지방산들이 혈관에 축적돼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것이 ‘키토시스(ketosis)’다. 앳킨스 다이어트 등 탄수화물을 거의 섭취하지 않는 다이어트법들이 바로 이 키토시스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너무 극단적으로 갈 경우 키토시스는 간과 신장, 뇌에 손사을 가져오고 특히 당뇨나 심장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한테는 치명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하나 던져야 할 질문은 “간헐적 단식이 얼마나 실행하기 쉬우냐”이다. 사실은 그리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간헐적 단식 초기에 극심한 배고픔과 불안감, 집중력 저하 등이 나타나는데 이같은 증상은 한 달 정도 지나면 보통 없어진다고 한다.
간헐적 단식은 사회생활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저녁 7시부터 먹지 않아야 하는데 저녁식사를 겸한 비즈니스 미팅 약속이 7시에 잡힌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냐는 것이다. 또 간헐적 단식을 하면서 오히려 거식증이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고 한다. 16시간 동안 참다가 먹기 시작할 때 폭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맷슨 박사는 간헐적 단식을 하려는 사람들의 경우 반드시 건강한 식단을 짜야 한다고 경고했다. 통곡물과 양질의 단백질 및 지방을 섭취하고 포화지방과 설탕 등은 제한해야 하며 간헐적 단식을 하는 날에는 반드시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 The New York Times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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