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과 곡물의 섬유질
장 질환 예방 효과

10여 년 전, 뉴욕주 우드스탁에 거주하는 마이클 발렌티는 갑자기 열이 나면서 아랫배 오른쪽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맹장염이라고 생각하고 병원에 가니 의사도 맹장염이 의심된다며 응급실에 가라고 했다. 그런데 병원에서 MRI 검사를 해보니 맹장염이 아니라 게실염(diverticulitis)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게실은 대장의 벽에서 작은 주머니가 튀어나와 생긴 것인데, 그는 자신이 게실염에 걸릴 것이라고는 전혀 알지 못했다.
 
게실염은 가공식품이 많고 섬유질이 적은 식사를 많이 하는 서구 국가들에서 매우 흔한 질환이다. 또 게실염은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발병 위험도 높아지는데 70세가 되면 발병 가능성이 60%에 달한다. 이같은 게실이 대장내시경 등 검사를 통해 확인되지 않는 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게실 증상이 있는지도 모른 채 생활한다.
 
음식물 찌꺼기가 대장을 통과하면서 게실에 끼게 되면 세균이 번식해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장 벽으로 주머니같이 튀어나오는 게실증(diverticulosis)이 있는 사람들의 약 20%는 게실염 증상을 겪게 되고, 이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농양이나 대장 천공, 복막염 등 심각한 상태로 발전할 수 있다. 게실염은 또 복통, 더부룩함, 변비, 설사 등 과민성 장증후군과 비슷한 만성 증상들을 일으키게 된다.
 
그 전에는 장 질환을 앓아본 적이 없는 발렌티의 경우 강력한 항생제를 복용하고 며칠 동안 금식하며 물만 섭취하면서 염증이 사라졌다. 견과류나 씨앗류, 그리고 블루베리, 딸기 등과 씨가 들어간 과자 등은 피해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한번 게실염에 걸린 환자들 중 약 25~33%는 재발이 되는데 발렌티의 경우 2년 전에 다시 이같은 증상을 앓아 항생제 치료를 했다.
 
그리고 나서 올해 초 세 번째 게실염 증상이 나타났는데, 이번에는 의사가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라는 조언을 했다. 그런데 의사는 감자를 곁들인 육식을 즐기는 이 69세 환자에게 증상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뭘 먹어야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말해주지 않았다.
 
이 이야기를 듣고 발렌티에게 약 5만 명의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25년여에 걸쳐 식습관과 게실염 발병 위험과의 관계를 분석한 최근 연구 결과를 보내줬다. 이 연구에 따르면 관찰 기간 중 총 4,343명이 게실염에 걸렸는데, 섬유질을 가장 적게 섭취하는 사람들에서 게실염 발병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 따르면 게실염 예방을 위해 가장 좋은 것은 과일과 시리얼의 섬유질인데, 사과나 배, 자두와 같은 과일을 주스가 아니라 원래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게실염 위험을 가장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소와 콩 등을 섭취하는 것도 어느 정도 방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과일 1개를 추가로 먹으면 게실염 위험이 5% 줄어들고, 매일 10그램의 섬유질 시리얼을 섭취하는 여성은 매일 3그램 정도를 섭취하는 여성에 비해 게실염 발병률이 1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 : The New York Times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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