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임수의 역사는
길고도 넓다

Cheating. 남여 사이에서는 불륜을 의미하지만 스포츠에서는 속임수다. 약물 복용도 일종의 치팅이다. 스포츠의 기본은 페어플레이 정신이다. 그러나 가끔씩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팬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총알 탄 사나이’를 고르는 육상 100m에서 캐나다 벤 존슨의 약물 복용이 드러나 세계를 놀라게 한 적이 있다. 메이저리그 홈런킹(763) 배리 본즈의 기록도 약물로 얼룩져 있다. 기록 향상을 위한 속임수로 본즈는 홈런왕으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마라톤에서도 속임수가 들통나기도 했다. 보스턴 마라톤 대회는 가장 역사가 깊다. 1980년 여자 부문에서 미국의 로지 루이츠는 레이스 도중 몰래 지하철을 타고 1위로 골인했다. 하지만 주최측이 이상한 점을 감지해 지하철 탄 사실을 알아내 우승을 박탈했다.  
 

2000년 스페셜 올림픽 농구 부문에서 스페인 팀은 정상적인 선수들이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핸디캡 선수들의 출전하는 스페셜 올림픽의 정신을 망각한 행동으로 지탄을 받았다.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사이클 레이스 뚜르 드 프랑스에서 7차례나 우승한 랜스 암스트롱의 도핑은 속임수의 발전된 모습이었다. 암스트롱은 자신의 피를 뽑아 냉장실에 저장한 뒤 이를 대회 직전 프랑스에서 다시 수혈하는 방법을 썼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디에고 마라도나의 핸들링 반칙도 양심을 속인 치팅이다. 언론은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마라도나의 교묘한 반칙을 ‘신의 한 수’로 화장을 해줬지만 스포츠사에 남는 속임수다. 2007년 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공기빠진 볼을 사용한 반칙은 디플레트게이트(deflategate)로 명명됐을 정도의 큰 속임수였다. 풋볼 볼은 공기가 약간 빠지면 그립잡기가 매우 편하다. 명장 빌 벨리칙 감독과 레전더리 쿼터백 톰 브래디에 영원히 남는 오점이다. 
 

최근 메이저리그를 시끄럽게 하고 있는 게 2017년 월드시리즈 챔피언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다. 당시 휴스턴에서 활약했던 투수 마이크 파이어스(현 오클랜드 에이스)의 폭로로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외야 카메라를 통해 상대의 사인을 훔치고 이를 덕아웃에 알려줬다는 것이다. 현재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철저하게 조사중이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서의 중징계가 예상된다. 그러나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는 페어플레이에 어긋나는 속임수이지만 동정 여론도 만만치 않다. 다른 구단은 이에 자유로울 수 있느냐는 것이다. 강경론자들은 2017년 휴스턴 벤치코치를 지낸 알렉스 코라가 2018년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이었는데 이 우승도 조사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야구에서 사인훔치기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 사상 가장 유명했던 게임이 1951년 브루클린 다저스-뉴욕 자이언츠전이다. 3전2선승제 플레이오프였다. 1승1패를 이룬 이 경기에서 자이언츠는 9회 말 보비 톰슨이 끝내기 3점 홈런을 터뜨려 5-4로 이겨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톰슨의 홈런은 “세계를 울린 한 방(Shot Heard ‘Round the World)”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극적이었다. 2001년 월스트리트 저널은 자이언츠가 다저스의 투포수의 사인을 훔쳐 홈런을 떠트렸다는 폭로 기사가 나왔다. 


 
글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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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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