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러데이 파티에는 다양한 와인을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늘 비슷한 고민이 시작된다. 땡스기빙, 크리스마스, 연말연시가 잇달아 돌아오는 할러데이 시즌, 다양한 만찬과 파티에 어울리는 와인으로 무엇을 소개하면 좋을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느라 적잖이 신경 쓰이는 것이다. 이런 걸 시즈널 기사라고 하는데 매년 같은 시기에 비슷한 이야기를 새롭게 다르게 써야하는 고충이다.  

사실 터키와 햄이 주인공인 디너 테이블에서 서브하는 와인이란 게 늘 거기서 거기, 해마다 크게 달라질 게 있을 리가 없다. 미국 와인잡지들을 훑어보아도 대체로 같은 이야기를 조금씩 달리 하는 것뿐이다. 과거에 내가 쓴 기사들을 찾아보아도 그 역시 스파클링 와인에서 시작해 화이트와인 몇 종류, 레드와인 몇 종류, 가끔은 디저트 와인까지 품종별로 추천 와인을 소개하는 것이 정형화된 내용이다. 그래서 올해는 와인 소개보다는 파티에서 와인을 서브할 때 알아두면 좋을 몇가지 팁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새로운 내용은 아니지만 참고하시기 바란다.


스파클링 와인으로 시작한다

이건 모든 만찬의 기본이고, 사람들을 가장 쉽게 파티 분위기로 끌어들이는 아이스브레이커의 역할을 한다. 대개 처음에 만나면 인사들 하느라 바쁘기 때문에 고급 샴페인을 딸 필요는 없고 카바, 프로세코, 스파클링 와인 정도가 적당하다. 스파클링 와인 잔을 따로 준비하는 것이 부담되면 보통 와인 잔을 사용해도 괜찮다.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을 다양하게 낸다

요즘은 붉은 육류엔 레드 와인, 흰살 생선과 가금류엔 화이트 와인, 하는 식의 페어링을 무시하는 사람이 많고, 파티에서 서브하는 음식 종류도 워낙 다양하므로 어디에 맞추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가벼운 화이트(리즐링, 피노 그리)와 무거운 화이트(샤도네, 비오니에), 가벼운 레드(피노 누아, 가메이)와 무거운 레드(멀로, 카버네 소비뇽)를 종류별로 한두병씩(사람 숫자에 따라 가감) 별도의 테이블에 오픈해놓고 각자 알아서 좋은 와인을 따라 마시도록 하면 주최 측이나 손님 모두 훨씬 편리하고 선택의 폭도 넓다. 

손님에게 와인을 가져오라고 한다

초대장에 좋아하는 와인(혹은 다른 주류)을 가족 당 한 병씩 가져오도록 격려한다. 어차피 초대받은 사람들은 무엇인가 선물을 들고 가야할 부담을 갖게 마련이므로 아예 함께 마실 와인을 들고 오라고 하면 서로 부담을 더는 편리한 전략이 된다.(적당한 가격대를 정해주면 더 좋을 것이다) 주최 측은 와인에 대해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사람들은 다양한 와인을 마셔볼 기회가 되며, 새로운 와인을 오픈할 때마다 기대와 흥분이 고조되므로 한층 즐거운 파티가 된다. 만일을 위해 와인 몇 병을 준비해두어도 좋겠다. 

글래스와 디캔터는 고급으로

와인은 분위기로 마시는 술인 만큼 품격 있는 와인 도구들을 갖추는 것이 의외로 중요하다. 싸구려 와인이라도 리델 글래스에 서브하면 훨씬 더 맛있고 격조 있게 느껴지고, 반대로 고급 와인인데도 걸맞지 않는 잔에 서브하면 그 가치를 제대로 음미하기 힘든 것이 우리의 약점이니 말이다.

아울러 근사한 모양의 디캔터를 여러 병 준비해서 와인을 미리 열어놓으면 시각적 효과로도 만점이 될 것이고, 사람들은 뭔가 제대로 전문적으로 와인을 서브 받는다는 느낌을 가질 것이다. 굳이 디캔터가 아니라 요즘 수많은 스타일로 나와 있는 에어레이터(aerator)를 이용해도 좋다. 간편하게 병에 꽂아 따르기만 해도 충분히 디캔팅 효과를 낼 수 있고, 이 또한 무척 프로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 

글 :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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