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능력은 포스트시즌이다

메이저리그는 이번 주 미국야구기자단(BBWAA)이 뽑는 4개 부문 수상자를 발표했다. MLB의 가장 권위있는 상은 야구기자단의 몫이다. 야구기자단이 결성된 게 1908년이다. 111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BBWAA는 자체적으로 야구장 출입증을 발급한다. 

야구기자단의 투표는 5종류다. 최고의 영예를 자랑하는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회원과 이번 주 발표된 신인왕, 감독상, 사이영상, MVP 등이다. 명예의 전당 투표는 야구기자단 투표 자격자의 75% 이상 지지를 얻어야 한다. 신인왕, 사이영상, MVP는 정규시즌 마지막 날 투표로 마감된다.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에 따라 기록과 성적이 영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야구기자단의 투표가 정확하고 공정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기자들의 사심도 포함돼 논란을 제공한 적도 수 차례있다. 1960년 월드시리즈 MVP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게 패한 뉴욕 양키스 2루수 보비 리차드슨에게 돌아갔다. BBWAA의 흑역사로 남아 있다. 리차드슨은 7차전 시리즈에서 타율 0.367 만루홈런1 타점 12개를 기록했다. 양키스가 이겼다면 당연히 받아야 한다. 그러나 우승은 피츠버그에게 돌아갔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레전더리 테드 윌리엄스는 아메리칸리그 타율-홈런-타점의 타격 3관왕을 두 차례나 차지했다. 1942년, 1947년 타격 3관왕에 올랐어도 야구기자단은 그를 외면했다. 뉴욕 양키스 조 고든과 조 디마지오가 MVP를 받았다. 1941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공격을 보여주며 타율 0.406을 작성했을 때도 MVP는 미디어 프렌들리 디마지오에게 돌아갔다. 1941년 윌리엄스의 타율은 MLB 마지막 4할 타율이다.
 

2019년 양 리그 감독상 최종 3명에 월드시리즈를 이끈 휴스턴 애스트로스 A J 힌치와 워싱턴 내셔널스 데이브 마르티네스의 명단은 없었다. 야구기자단 논란의 불씨를 제공한 셈이다. 힌치의 경우 2년 연속 100승 이상을 거둔 터라 최종 3인에서의 제외가 어느정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마르티네스는 5월23일 19승31패의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지만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선수들에게 시상하는 신인왕, 사이영상, MVP를 정규시즌으로 마감하는 것은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감독의 능력은 포스트시즌으로 파악된다. 한국의 KBO 리그에서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한 키움의 장정석 감독은 재계약에 실패했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대한 책임을 문 것이다. KBO 리그는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받는다.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스포츠 팀의 최종 목표는 우승이다. MLB 최고 목표는 결국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월드시리즈 우승 감독이 최종 3인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이런 아이러니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물론 과정도 중요하다. 정규시즌 성적만으로 고려하는 이유일 터이다. 미국 스포츠의 개인상 가운데 이해가 안되는 게 감독상이다. 하위팀을 끌어 올려 승률 5할을 만들면 감독상을 받기가 쉽다. 미국 스포츠 사상 최다 11차례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NBA 거장 필 잭슨은 감독상을 딱 한 차례받았다. 1996년 한 번뿐이다. 


  

글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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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문상열 라디오서울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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