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전통방식’이란?
병에서 2차 발효 풍부한
기포가 핵심

지난 몇 주에 걸쳐 나파 밸리의 스파클링 와인들을 소개하면서 ‘전통샴페인 제조방식(Methode Champenoise)’이란 용어를 자주 썼다. 이것은 스파클링 와인의 원조인 프랑스 샹파뉴 지방의 양조법을 그대로 따르는 방식으로, 오늘날 품질 좋은 스파클링 와인들은 모두 이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샴페인, 즉 스파클링 와인은 일반 와인보다 한 단계 더 많은 양조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공부할 것이 더 많고 여기에 사용되는 용어와 상식도 더 복잡하다. 크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알아두면 스파클링 와인을 이해하고 즐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샴페인은 우연히 발견된 발포성 와인이다. 전설에 따르면 이를 발견한 사람은 프랑스 샹파뉴 지방 오빌리에 마을 수도원의 와인담당 수도사 동 페리뇽(Dom Perignon, 1638-1715)이다. 당시에는 양조기술이 발달하지 않아서 미생물이나 당분, 효모가 살아있는 채로 와인을 병에 넣어 지하창고에 보관했다. 샹파뉴는 추운 지방이라 겨울이 되면 포도주가 발효를 멈추고, 봄이 되면 병속에 남아있던 당분과 효모가 2차 발효를 시작해 탄산개스를 만들어냈다. 따라서 이 개스의 압력을 견디지 못한 병이 폭발하는 일이 잦았고, 봄마다 깨진 와인병을 청소하던 페리뇽 수도사는 그 원인을 궁금해 하다가 마침 병 조각에 고인 개스가 부글거리는 술을 맛본 후 그 특별한 맛에 놀라 샴페인을 양조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그때 이후 샴페인의 전통양조방법은 300여년 동안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1차 발효한 와인 원액(퀴베 cuvee)에 당분과 이스트 혼합물인 리퀴르(liqueur 혹은 tirage)를 첨가해 병 안에서 2차 발효가 일어나게 하고, 여기서 생성된 탄산개스를 병 속에 가둬놓는 것이다. 
 

문제는 2차 발효에서 생기는 부유물(이스트 찌꺼기)이 함께 병 속에 갇히는 것으로, 이를 제거하기 위해 45도 경사진 나무판(퓌피트르, Pupitre)에 구멍을 뚫고 병들을 거꾸로 꽂은 다음 하루에 한 번씩 한 방향으로 돌리는 르뮈아지(remuage)를 한다. 이게 사람 손이 엄청 가는 일인데 현대의 대형 와이너리들은 이 과정을 기계화하고 있다. 
 

6주~3개월 동안 돌려주면 침전물이 병목 부분에 모이게 되고, 이 부분을 순간 냉각해서 마개를 열면 내부 압력에 의해 침전물이 튀어나오면서 제거된다. 이를 데고르쥬망(Degorgement)이라 하고, 침전물이 빠진 양만큼 감미조정액을 첨가하는 것을 도사주(Dosage)라고 하며, 이 과정까지 다 마친 후에야 코르크 마개와 철사로 완전히 봉하는 것이다.
 

이렇게 병 속에서 2차 발효하는 방법을 전통양조법, 불어로는 ‘메소드 샹쁘누아즈’(Methode Champenoise)라고 한다. 샴페인은 모두 이렇게 복잡한 방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가격이 싸지 않다. 그러나 싸구려 발포성 와인 제조회사들은 이 방법을 쓰지 않고 더 쉽고 빠르게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고 있다. 큰 탱크에서 한꺼번에 2차 발효하여 각 병에 옮겨 담거나(탱크 발효법), 아예 탄산개스를 인공적으로 와인에 주입하는 방법(개스 주입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나오는 프로세코(Prosecco)는 대부분 탱크 발효된 것이라 기포가 크고 빨리 사라지며 가격도 저렴하다. 반면 스페인 산 카바(Cava)는 전통방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품질이 좋고 샴페인보다 가격이 싸서 와인애호가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스파클링 와인 용어 중에 NV는 ‘빈티지가 없다’(Non Vintage)는 뜻이다. 거의 모든 스파클링 와인은 해마다 고른 맛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해의 와인을 섞어서 만들고 이를 NV로 표시한다. 드물게 나오는 빈티지 샴페인은 수확이 아주 좋은 해에만 생산되는 고급 와인이다.
 

이 외에도 당도를 표시하는 용어를 알아두면 좋다. 이것은 마지막에 첨가하는 감미조정액의 양에 따라 달라지는데 가장 드라이한 것부터 가장 단 것의 순서는 엑스트라 브뤼(Extra Brut), 브뤼(Brut), 엑스트라 드라이(Extra Dry), 섹(Sec), 드미 섹(Demi-Sec), 두(Doux)이고 가장 많이 마시는 것이 브뤼다.

글 : 정숙희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