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파 밸리 와인 투어 (5)
예술품 많은 와이너리들

나파 밸리에는 수준 높은 예술 컬렉션을 자랑하는 와이너리들이 많다. 아테사(Artesa), 홀(Hall), 페주(Peju), 멈 나파(Mumm Napa), 헤스 컬렉션(Hess Collection) 등 뮤지엄 급의 아트 컬렉션을 볼 수 있는 와이너리들이 즐비하다. 와인과 아트는 전혀 관계없는 듯 보이지만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즐기는 사람이 예술도 즐기고 인생을 향유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또한 나파 밸리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엄청난 부호들이기 때문에 아트 컬렉션에도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수집한 미술품들을 방문객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으니 무척이나 감사한 일이다.    

이번에 갔던 와이너리 중에 ‘홀’(Hall)이 대표적이다. 입구에 세워진 거대한 토끼 동상을 시작으로 와이너리 건물 내부와 정원 곳곳에 수많은 조형물이 설치돼있어 마치 작은 박물관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정원에는 낙타, 토끼, 양 같은 동물 조각물이 많고, 내부로 들어서면 대형 현대미술 설치물이 벽마다 천정마다 걸려있어 이를 보느라 발걸음이 더디다. 

나파 밸리 남쪽 카네로스에 위치한 ‘아테사’ 역시 작은 현대미술관을 방불케 한다. 입구의 설치물에서부터 시원하게 탁 트인 분수 조형물이 방문객을 환영하고, 멋진 건축물 내부로 들어서면 컨템포러리 아트 작품들이 테이스팅 룸 곳곳을 장식하고 있다.  

클리프 레드 빈야드(Cliff Lede Vineyards)는 로큰롤 팬들이 방문하면 좋은 곳이다. 백스테이지 라운지에는 로큰롤의 아이콘들을 기념하는 물품들과 함께 존 레논, 재니스 조플린 같은 거성들이 사인한 한정판 악보들을 전시하고 있다.  

도넘 에스테이트(Donum Estate)는 200에이커에 달하는 조각공원에 중국 최고의 반체제작가로 꼽히는 아이 웨이웨이의 ‘12지신상’을 비롯해 야요이 쿠사마, 키스 헤어링, 루이스 부르주아, 웨 민쥔, 트레이시 에민, 더글라스 화이트, 수보드 굽타 등 세계 정상급 작가들의 조각품 3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얼마전 소개한 스파클링 와인으로 유명한 ‘멈 나파’는 사진작가 안셀 아담스의 작품 갤러리가 유명한데, ‘턴불’(Turnbull) 와이너리 역시 멋진 건축물 내부에 안셀 아담스, 에드워드 웨스톤, 마거릿 보크 화이트 등 역사적인 사진작품을 위시한 미술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모두 합쳐도 헤스 컬렉션(Hess Collection) 와이너리를 따라갈 수는 없다. 와이너리 내부에 현대미술관을 지어놓고 이를 일반에 무료로 개방하고 있어 와인 테이스팅과 상관없이 미술애호가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곳이다. 정원의 조각품들부터 건물 곳곳에 전세계 현대미술작가 60여명의 회화, 조각, 설치, 사진작품 수백점이 걸려있는데 다 돌아보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세계 탑 컬렉터의 한 사람인 스위스 기업가 도널드 헤스가 젊은 시절부터 40여년간 수집해온 작품들로 프랜시스 베이컨, 로버트 라우셴버그, 로버트 마더웰, 안젤름 키퍼, 프랭크 스텔라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망라돼있어 와인 생각은 잠시 접어둔 채 아트 투어에 열중하게 된다. 

이 외에도 아큐멘(Acumen), 라크미드(Larkmead), 세인트 수페리(St.Supery), 리버하우스(RiverHouse), 러더포드 랜치(Rutherford Ranch), 에튀드(Etude), ‘브라스우드’(Brasswood) 등의 와이너리들이 각자 개성있는 예술 컬렉션을 전시하고 있다. 

글 :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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