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파 밸리 와인 투어 (4)
Far Niente

‘파 니엔테’는 이탈리아어로 ‘아무 근심걱정 없이’(without a care)라는 뜻이다. 좋은 와인을 마실 때 느껴지는 무위의 행복감을 와이너리 이름으로 삼은 곳이 있으니 나파 밸리 오크빌에 위치한 ‘파니엔테’ 와이너리다. 
 

이국적인 이름과 예쁜 레이블이 인상적인 ‘파 니엔테’는 샤도네와 카버네 소비뇽, 단 두 종류만을 출시하는 와이너리로, 지난 40년간 나파 밸리 명품 와이너리로서의 역사와 명성을 지켜왔다. 파 니엔테는 1885년 샌프란시스코 사업가 존 벤슨이 창립한 나파 밸리 최초의 와이너리 중 한 곳으로, 금주령 때 문을 닫고 13에이커의 부지와 건축물이 60년 이상 방치됐다가 1979년 질 니클(Gil Nickel)이 매입, 3년간의 공들인 복원작업을 거쳐 재건됐다.
 

재건 작업 중 건물 전면에 ‘Dolce Far Niente’(‘아무 걱정 없는 무위의 달콤함’)가 새겨진 돌이 발견되어 와이너리 이름으로 삼게 되었고, 뒤쪽에서 발견한 와인 저장고의 흔적을 10년에 걸쳐 발굴 및 증축한 끝에 오늘날 미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기능적으로 뛰어난 와인 케이브를 만들 수 있었다. 유서깊은 역사와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al Place)로 지정된 이곳은 로맨틱한 와이너리 경관과 아름다운 정원이 환상적이며, 2008년부터는 100% 솔라 에너지를 사용하여 자체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79년 첫 샤도네를, 82년 첫 카버네 소비뇽을 출시한 이래 우아하고 고급스런 클래식 스타일의 와인으로 유명해진 파 니엔테는 와인 가격이 샤도네 70달러, 카버네 소비뇽 200~250달러로 쉽게 마셔볼 수 있는 와인은 아니지만, 한번 맛본 사람들은 루비처럼 짙은 색깔에 그 정교하고 벨벳처럼 부드러운 섬세한 맛을 두고두고 잊지 못한다.  
 

특히 파 니엔테 샤도네는 나파 밸리에서는 드물게 젖산발효(Malolactic fermentation)를 하지 않는 와인으로, 전문잡지들이 거의 매해 ‘올해의 샤도네’로 꼽을 정도로 정교하고도 깨끗하며 우아한 맛을 갖고 있다. 잘 익은 배, 사과, 감귤류를 연상시키는 풍미가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고, 신선한 산도를 유지하고 있어서 20년 이상 숙성 잠재력도 뛰어나다.
 

파 니엔테의 소유주 질 니클과 파트너들은 92년에 ‘돌체’(Dolce)를, 97년 ‘니클 앤 니클’(Nickel & Nickel)을, 2007년 ‘엉 루트’(En Route)를 설립했다. ‘돌체’는 디저트 전문 와이너리이고, ‘니클 앤 니클’은 한 군데 포도원에서만 수확된(single vineyard) 100% 같은 품종의 포도만을 사용해 포도밭 테루아의 개성을 뚜렷하게 반영하는 와인을 만들고 있으며, ‘엉 루트’는 소노마 러시안 리버 밸리의 포도로 섬세한 피노 누아를 전문적으로 양조하는 와이너리다.  
 

파 니엔테는 예약에 한해 테이스팅을 제공하는데 투어와 테이스팅, 에스테이트 테이스팅, 케이브 컬렉션 라이브러리 테이스팅이 일인당 80~100달러다. 우리는 투어와 테이스팅을 했는데 90분에 걸쳐 와이너리 시설을 둘러보고 4만 스케어피트에 달하는 케이브를 돌아본 후, 샤도네와 피노 누아, 3종의 카버네 소비뇽, 그리고 디저트 와인 돌체를 시음하는 황홀한 시간을 가졌다.  
 

farniente.com

글 :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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